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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민 기자]“전쟁영화 또 하라면 5년 이내에는 안할 것”
장훈 감독이 자신의 신작 ‘고지전’(제작 TPS컴퍼니 배급 쇼박스㈜미디어플렉스)을 촬영하면서 겪은 어려움을 털어 놓았다.
장 감독은 마이데일리와의 인터뷰 중 “모든 영화를 고생하면서 촬영하지만, ‘고지전’은 배우와 스태프 모두 고생한 작품이다. 촬영이 끝난 지금도 너무 감사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장 감독은 “처음 로케를 마치고 배경이 되는 백암산을 촬영 주요 스태프와 찾은 적이 있다. 그런데 너무 환경이 열악해 너무 죄송해서 ‘촬영 하실 수 있을까요?’라고 조심스럽게 물어봤고, 거기에 다들 ‘해봐야죠, 못하는게 있겠습니까’라는 답만 나올 정도 였다”고 암담했던 당시를 회상했다.
그의 이야기처럼 ‘고지전’은 경남 함양군 백암산에서 대다수의 촬영을 진행했다. 대규모 미술팀을 투입, 한국전쟁 당시를 그대로 재현한 ‘고지전’을 위해 모든 배우와 스태프들은 45도의 경사와 추위를 극복해야 했다.
실제로 ‘고지전’의 무대가 된 함양 백암산은 해발 621m의 고지로 2009년 큰 화재가 나서 모든 토양이 타버린 상태였다. 장 감독은 전국 로케를 다닌 끝에 백암산을 찾았고, 그 누구도 꿈도 꾸지 못할 짓을 하게 된 것이다.
‘고지전’ 스태프들은 이 백암산을 한국전 당시의 사진을 구해 포탄에 쑥대밭이 된 모습을 재현했다. 중장비 진입이 힘들어 사람 손이 많이 가는 대규모 공사였던 것.
장 감독은 “미술팀에게 특히 고맙다. 어떻게 그렇게 완벽하게 당시를 재현했는지 놀랍다”고 감사를 전했다.
고지에서 촬영하는 작품의 특성상 촬영팀도 큰 고생을 해야만 했다. 촬영장비들을 평지처럼 설치 할 수 없어 전봇대를 박아 와이어캠을 설치하는 등, 현장에서 급조한 신개념 장비들이 등장한 것.
장 감독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쓰는 장비를 적용할 수 없었다. 촬영 스태프들은 모든 장비를 힘겹게 짊어지고 이동해야 했고, 이전에 쓰지 않던 그런 장비까지 나왔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배우들의 고생 또한 대단했다. 밥을 먹거나 화장실을 가기 위해서는 고지 아래에 있는 밥차와 화장실로 이동해야 했는데 촬영에 지친 몸을 이끌고 수백미터를 내려간다는 자체가 어려워 주먹밥을 만들어 촬영장으로 올려야 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장 감독은 “주연배우들부터 조연 배우들까지 밥은 물론 볼 일도 제대로 보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단 한 명도 불평불만 없이 따라준게 고마울 정도다”고 함께 해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마치 군대를 한 번 더 다녀온 기분”이라고 말한 장 감독은 “아마 5년 이내에는 전쟁 영화를 찍지 않을 것 같다. 그건 군대를 한 번 더 가라는 것과 같다”고 이번 ‘고지전’에 대한 애증을 표현했다.
전쟁을 통해 인간이 변해가는 모습과, 이념으로 엇갈린 남과 북의 슬픈 대결을 그린 작품이다.
‘영화는 영화다’, ‘의형제’를 통해 충무로의 흥행 감독으로 부상한 장훈 감독의 신작으로 100억의 제작비가 들어간 블록버스터 작품이다. 개봉은 20일.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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