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측 “영화 전체를 꼬집은 것, ‘고지전’ 안 노렸다”

[마이데일리 = 김경민 기자]"'퀵' 유료시사회 사실은 몰라서 생긴 해프닝, 장훈 감독 노린 것 아니다"

김기덕 감독이 한국 대형 영화 배급사의 개봉 독과점 문제에 대한 비난 성명을 내 놓은 가운데‘고지전’을 노린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김 감독은 14일 성명서를 통해 “한 수입 영화가 한국 극장 60프로인 1400개를 걸어 놀랍고 충격적이었다”고 글을 시작했다.

이어 김 감독은 “한국 영화는 안 그렇겠지 했는데, 곧 개봉하는 전쟁 영화가 21일 개봉에서 20일로 당기고, 그것도 모자라 이삼일 전부터 약 180개 극장에서 2회씩 변칙 상영한다고 한다”며 오는 20일 개봉을 앞둔 제자 장훈 감독의 ‘고지전’을 거론했다.

‘고지전’은 당초 21일 개봉예정이었지만 돌연 20일로 개봉일을 변경했고, 경쟁작인 ‘퀵’이 개봉일을 마찬가지로 20일로 당기자, 유료 시사회를 오는 16, 17일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김 감독이 꼬집고 나선 것.

하지만 김 감독이 거론한 개봉일 변경과 대규모 유료시사회는 ‘고지전’ 뿐만 아니라 같은날 개봉하는 ‘퀵’ 또한 마찬가지다. ‘퀵’도 개봉일을 하루 앞당기고 ‘고지전’과 같은 날 유료 시사회를 진행한다.

그렇다면 김 감독은 왜 ‘고지전’ 만을 꼬집은 것일까? 이는 누구가 보더라도 제자 장훈의 ‘고지전’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김기덕 필름 관계자는 14일 오후 마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김기덕 감독님이 ‘퀵’의 유료 시사 결정 사실을 알지 못해 생긴 일”이라고 해명했다.

김 감독은 영화계 전반에 벌어지는 현상을 꼬집고자 했고, ‘고지전’이 변칙적인 방법으로 나선 것이 알려져 거론을 했을 뿐, 제자 장훈에 대한 화살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퀵’은 ‘고지전’에 이어 유료시사회를 결정했지만 이는 14일 오후에야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김 감독님이 외국에 계셔서 시차가 있다. 성명서 또한 ‘고지전’의 유료시사 결정만을 알고 작성한 것으로, 만약 ‘퀵’의 유료 시사회 사실을 알았다면 마찬가지로 언급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형 블록버스터인 ‘고지전’과 ‘퀵’이 공교롭게 개봉일이 겹치면서 극장가에서는 벌써부터 치열한 물밑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사진 = 김기덕 감독, '고지전'-'퀵']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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