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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차상엽 객원기자]프리시즌 절정의 골감각을 자랑하며 올시즌에 대한 전망을 밝게 하고 있는 함부르크 SV 소속의 손흥민이 코파 아메리카에서 페루가 의외의 선전을 거듭하면서 시즌 초반 반사 이익을 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잘 알려진 대로 페루는 현재 한창 진행중인 코파 아메리카에서 예상 외로 4강까지 진출하며 결승행까지 넘보고 있다. 7월 20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우루과이이와 4강전을 펼칠 예정으로 이 경기 결과에 따라서는 결승전 진출도 가능한 상황이다. 물론 결승전에 진출하지 못한다 해도 결승전보다 하루 앞선 24일 새벽에 벌어질 3, 4위전 진출은 확보해둔 상황이다.
페루의 4강 진출이 손흥민에게 호재가 되는 이유는 바로 페루 대표팀의 공격수인 파올로 게레로(27) 때문이다. 페루 대표팀이 코파 아메리카를 위해 아르헨티나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소속팀에 합류하는 시기 역시 늦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게레로는 현재 코파 아메리카에서 예선 2경기와 8강전에 출장했으며 예선 2경기에서 각각 1골씩을, 그리고 콜롬비아와의 8강전에서는 연장전에 팀의 두번째 골을 어시스트 하는 등 만점 활약을 펼치고 있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겨울철 브레이크 기간동안 아시안컵 참가를 위해 소속팀의 동계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바 있다. 휴식을 취하지 못한 채 대회에 참가했고 대회 이후 팀에 곧바로 합류해 후반기 라운드 도중 체력적인 부담까지 느껴졌다. 물론 소속팀 선수들이 철저하게 후반기 라운드를 준비하는 동안 팀 훈련 역시 소화하지 못해 전반기 라운드에서 보여준 폭발적인 모습 역시 보여주지 못했다. 때마침 함부르크에는 부상 선수들이 많아 아시안컵에 참가하지 않았다면 후반기 초반 내내 주전 자리를 꿰찰 수 있었지만 손흥민까지 대회 출전으로 자리를 비움에 따라 사실상 방출 일보직전에 놓여있던 애니스 벤-아티라가 다시 한번 기회를 잡을 수 있었고 오히려 후반기에는 벤-아티라가 팀 공격진의 중심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게레로의 활약이 더해져 1997년 이후 처음으로 4강에 오른 페루가 최소한 3, 4위전 출전권을 확보함에 따라 게레로의 소속팀 합류 시기는 좀 더 늦춰졌다. 함부르크는 게레로와 함께 베네주엘라 대표로 역시 코파 아메리카에서 활약중인 토마스 링콘에게 약 일주일여의 휴가를 준 상태다. 이들은 각자의 대표팀이 마지막 경기를 치른 이후 약 일주일여의 휴가를 보낸 뒤 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페루가 적어도 3, 4위전 진출을 확정지은 만큼 게레로는 빨라야 8월 초에나 팀에 합류가 가능해진 셈이다.
현재 함부르크 공격수들 중 정상적인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는 선수는 손흥민이 유일하다. 게레로가 코파 아메리카 출전으로 팀을 비웠고 벤-아티라의 경우 최전방 공격수와는 거리가 멀다. 루트 판 니스텔로이는 말라가로 이적한 상황에서 현재 남아있는 공격수들은 믈라덴 페트리치를 비롯해 지난 시즌 PSV 에인트호벤으로 임대를 떠났던 스웨덴 대표 마쿠스 베리 정도다. 하지만 페트리치는 약 8주전 고관절 수술을 받은 이후 최근에야 가벼운 슛 연습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상태인데다 베리는 둔부 근육 부상으로 역시 최근에야 팀에 합류했다. 사실상 정상적인 컨디션을 유지하며 전지 훈련 역시 착실하게 소화한 유일한 공격수는 손흥민 뿐인 셈이다.
미하엘 왼닝 감독 역시 손흥민에게 절대적인 신뢰를 보내고 있다. 손흥민은 최근 일주일간 오스트리아 질러탈에서 진행된 전지 훈련 기간도중 질러탈 지역 선발팀과 가진 친선 경기에서 무려 5골을 터뜨리며 팀의 12-0 대승을 이끌었다. 경기후 왼닝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원해 손흥민은 전반만 뛰게 할 생각이었지만 너무나도 진지하게 경기에 임했고 자신감 역시 넘쳐 보였기 때문에 도저히 경기에 뺄 수가 없었다. 특히 젊은 선수가 그런 모습을 보인다면 그대로 뛰게 하는 것이 올바른 일일 것”이라고 말하며 손흥민의 자세를 높이 평가했다.
일주일간의 질러탈에서 전지 훈련 기간동안 손흥민은 코칭스태프 뿐만 아니라 팀내 어린 선수로서 메이커로서의 역할도 확실하게 했다. 프리킥 훈련 도중 멋진 골을 만들어내자 열렬히 환호하는 많은 훈련장 방문객들을 향해 즐거운 춤을 곁들인 골세레머니를 선보이며 훈련장 분위기를 즐겁게 띄우기도 했다.
지난 겨울철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전지 훈련을 이번 여름에는 그 누구보다 완벽하게 소화해낸 것은 물론 코칭 스태프의 신뢰까지 얻은 손흥민인 만큼 시즌 초반 주전 확보 가능성은 매우 높다. 특히 다가올 7월 20일 새벽 펼쳐질 강호 바이에른 뮌헨과의 리가토탈컵에서도 득점 행진을 이어간다면 당분간 주전 자리는 확고히 다질 수 있을 전망이다.
전지 훈련 스케줄을 충실히 소화하며 모든 준비를 끝낸 손흥민으로서는 이제 실전에서 보여주는 일만 남아있는 셈이다.
[사진 = 손흥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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