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순이, 멘토 미군과 38년만에 극적 재회

[마이데일리 = 강지훈 기자] 가수 인순이(54)가 힘들었던 10대 시절 물심양면 자신을 도와준 '미군 오빠'와 38년만에 극적으로 재회했다.

미국 인터넷매체 '델라웨어 온라인'은 인순이가 17일(한국시각) 미국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주한미군 출신 로널드 루이스(58)와 해후했다고 보도했다.

인순이는 루이스의 집 앞에서 그와 뜨겁게 포옹하면서 벅찬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인순이는 "기적같다. 그의 눈을 잊은 적이 없다"고 말했으며, 루이스도 "인순이를 위해 항상 기도했고 1년에도 몇 번씩 인순이가 나오는 꿈을 꿨다"면서 극적인 만남을 기뻐했다.

이들이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1972년 경기도 동두천이다. 미군병사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15세 소녀 인순이는 어릴 때부터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하던 왕따였지만 당시 19세의 미군병사 루이스는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루이스는 "인순이가 항상 밖에 혼자 앉아 있었다"고 회고했고 인순이는 "루이스와 동료들은 내가 여동생이라도 된 것처럼 햄버거를 사줬고, 돈을 아껴 옷과 귀걸이도 사줬다"고 회상했다.

이듬해 루이스가 미국으로 돌아가고 난 뒤 편지가 몇 차례 오갔지만 이내 끊겼다. 루이스를 찾으려 애쓰던 인순이는 지난해 미군 장성을 통해 루이스를 만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고 몇 달 전에야 가까스로 그와 연락이 닿았다.

루이스는 인순이의 어릴 적 모습이 담긴 사진 앨범을 건넸고 인순이는 꽃다발과 '당신이 없으면 나는 아무것도 아닙니다(Without you, I'm nothing)'라고 적힌 오리 조각상을 선물했다.

[사진 = 인순이]

강지훈 기자 jho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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