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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용우 기자] 양효진(현대건설)이 발목 부상으로 국가대표에서 제외된 가운데 대체선수로 지명된 김희진에 대해 소속구단인 기업은행이 차출을 거부했다.
협회 강화위원회는 19일 오후 태릉선수촌에서 청소년대표팀 엔트리와 함께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이탈한 양효진의 대체 선수를 선발하려고 했다. 그러나 난상 토론 끝에 보류된 것으로 확인됐다.
양효진은 최근 훈련 도중 발목 인대 파열로 인해 8주 진단을 받았다. 복귀는 10월초 가능할 전망이다. 그랑프리 합류는 좌절됐고, 9월 중순 대만 타이페이에서 열리는 아시아선수권대회 출전도 불투명하다.
대표팀은 양효진의 대체요원으로 김희진(기업은행)으로 낙점하고 교체신청을 했다. 20인 예비 엔트리 중 유일하게 센터 포지션이 가능한 선수가 김희진이다. 그러나 기업은행은 차출을 거부했다.
다만 선발한다면 2주차 폴란드 원정때는 국가대표가 아닌 소속팀에서 코보컵을 뛰어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 기업은행에 불만인 여자배구
그랑프리를 앞두고 12명 최종 엔트리가 공개된 직후 여자배구쪽에서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왜냐하면 신생팀 기업은행 때문이었다. 기업은행은 이번 그랑프리 엔트리서 유일하게 이소진(세터)이 합류했다.
다른 팀들은 대부분 주전 선수들이 엔트리에 들어간 것과 달리 기업은행은 백업멤버인 이소진만 들어갔다. 대부분 관계자들은 김희진과 박정아가 포함되지 않은 것에 대해 의아하게 생각했다. 다른 팀들이 대표팀 차출로 인해 선수 부족을 호소하며 코보컵을 준비할 때 기업은행은 베트남에서 열린 국제대회에 참가해 실전경험을 쌓았다.
기업은행의 행보에 대해 여자배구쪽에서는 "코보컵에서 우승하려고 그러는 것이 아니냐"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사실 기업은행이 선수 선발에 소극적인 이유는 코보컵 때문이다. 코보컵은 오는 8월 11일부터 수원에서 개막한다. 아직 계약을 하지 않았지만 기업은행의 스폰이 유력한 상태다.
1년 동안 훈련만 계속했던 기업은행은 코보컵에 맞춰 창단식을 가질 예정이다. 기업은행은 50주년을 맞아 배구단을 창단했다. 이런 가운데 기업은행이 이번 코보컵서 반드시 우승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기업은행이 우승을 하기 위해선 김희진은 반드시 필요한 존재다.
문제는 양효진이 부상을 당하면서 불거졌다. 12명 엔트리 선발때도 참아왔던 기존 구단들은 이번 차출 거부에 대해 "창단 특혜를 누리는 마당에 국제대회 선수 거부는 너무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기업은행의 개막 경기때 많은 이들이 관심을 나타내는 것은 당연지사다. 고위층 앞에서 승리를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심한 상태다. 그러나 강화위원들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기업은행도 2주차때 빼주지 않으면 김희진을 내보내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 여자배구 "기업은행의 양보가 필요하다"
김희진의 차출 문제가 커지자 배구협회에서는 다른 안을 제시한 상태다. 바로 아시아선수권대회때 센터 포지션에 고교선수를 엔트리에 넣는 것이다. 월드리그때 프로 선수들이 모두 빠진 상황서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준 남자배구의 사례를 여자배구에서도 찾겠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올림픽 티켓이 걸린 상황서 대부분 사람들이 반대의 입장을 나타낸 상태다.
사실 그랑프리에 참가하는 대표팀 사정은 좋지 않다. 12명 엔트리 중에 양효진이 발목 부상으로 아웃됐고, 황연주(이상 현대건설)는 무릎 부상이 재발해서 재활을 하고 있다. 이보람(도로공사)도 오른쪽 어깨 인대 통증이 심해져 팀으로 돌아가 재활을 하고 있다. 한송이(GS칼텍스)는 어깨 통증을 참고 훈련에 임하고 있다.
현재 대표팀은 부상병동이다. 훈련하고 있는 선수는 9명이다. 연습경기도 교체선수 없이 풀로 소화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체력적인 부분에서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또 라운드를 치르면서 언제 부상 선수가 속출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18일 연습때는 이숙자(GS칼텍스)가 발목 통증을 호소해 관계자들을 긴장시켰다.
또한 배구에서 센터 포지션은 경기에서 매우 중요하다. 좌우 공격의 균형을 잡아주기도 하지만 상대 공격을 막아내는 역할도 해야 한다. 현재 주전 센터로 김세영과 김혜진이 유력하다. 그러나 192cm인 김세영과 달리 김혜진은 신장이 180cm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김혜진이 블로킹에 나서면 상대 공격수들이 겁없이 달려들 것이다"고 우려하고 있다.
배구계에서는 기업은행이 선수 차출에 협조를 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다른 구단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상황서 기업은행의 현재 행동은 도리가 아니라는 생각이다. 모 관계자는 "기업은행이 이번 일로 인해 배구계에서 '공공의 적'이 될까봐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그랑프리 엔트리 추가 선수 선발은 강화위원회가 아닌 배구협회 차원에서 결정지을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김희진이 차출되지 않는다면 나혜원(흥국생명)의 발탁이 유력한 상황이다.
[기업은행 김희진. 사진제공 = 스포츠포커스]
김용우 기자 hilju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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