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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선애 기자]SBS 주말극 ‘신기생뎐’(극본 임성한/연출 손문권, 이영희)에서 남자 주인공 ‘아다모’ 역을 맡아 시청자의 뇌리에 강한 인상을 남긴 성훈(28). 생소한 얼굴로 52부의 ‘신기생뎐’을 무사히 마무리한 이 신인 연기자는 다른 신인들과 차원이 다른 진짜 ‘초짜’다. 함께 ‘신기생뎐’에 출연한 임수향, 한혜린, 백옥담, 전지후는 다른 드라마에 조연이나 단역으로 출연한 경험이 있는 신인이지만, 성훈은 ‘신기생뎐’이 그의 연기 필모그라피에 올린 첫 작품이다.
첫 작품부터 단숨에 주연을 맡아, 그것도 논란만큼 시청률이 높은 작품으로 시청자에 제대로 눈도장을 받은 성훈. 이 복(福) 받은 남자를 만나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눴다.
다른 친구 오디션 따라갔다가 ‘신기생뎐’ 캐스팅
‘신기생뎐’의 출연자 오디션은 지난해 4월에 이뤄졌다. 그 때부터 드라마가 끝난 지난 17일까지, 성훈이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매달린 ‘신기생뎐’과의 인연은 작은 ‘우연’에서 시작됐다. 원래는 성훈이 아닌 다른 사람의 오디션 자리였는데 덜컥 자신이 캐스팅됐다는 것.
“원래 ‘신기생뎐’ 오디션을 못 볼 뻔 했어요. 오디션 접수가 다 마감된 상황에 뒤늦게 연락해서 부랴부랴 오디션을 보러 갔었어요. 그 것도 제가 아니라 다른 친구가 보러 가는 걸 같이 따라갔던 건데, 의외로 제가 캐스팅 됐어요. 갑자기 가느라 청바지에 세수만 한 채 꾸미지도 못하고 갔는데…운이 좋았던 거 같아요.”
성훈이 연기를 시작하게 된 사연은 더 기가 막히다. 그는 수영계에서 평생 ‘물밥’을 먹을 줄 알았던 촉망 받는 수영선수였다. 그런데 그 모든 걸 접고 연기를 시작했다. 그 속에는 ‘사느냐 죽느냐’를 가를 정도로 심각했던, 그의 눈물겨운 사연이 숨어있다.
“수영선수 생활을 오랫동안 해 왔어요. 주종목은 50미터 접영이었는데 대학교에서도 수영을 했고, 2002년도 MBC배 수영대회에서 대회 신기록을 세운 적도 있어요. 그렇게 평생 수영계 쪽에 남아서 계속 그 쪽 일을 할 줄 알았죠. 그런데 몸이 안 좋아지면서 갑자기 모든 게 무너져버렸어요. 허리도 요샌 간단히 수술한다는데 전 메스로 찢어서 수술했고, 뼈를 이식하고 철심을 박고 종양을 제거하고… 몸에 계속 나쁜 일이 겹치면서 여러 번 수술을 했어요. 전신마취만 6번을 했죠. 그렇게 더 이상 수영선수를 할 수 없게 됐어요.”
자신의 전부였던 수영을 포기한 성훈은 눈 앞이 깜깜했다. 운동밖에 할 게 없는데 그걸 하루 아침에 할 수 없게 돼버리니 정말 여기서 ‘죽느냐 사느냐’를 생각할 정도로 절박해졌다. 그 때 그의 손을 잡은 사람이 현 소속사의 대표와 ‘연기’였다.
“연기 쪽은 어렸을 때부터 관심이 있었는데, 원래 한 길만 가는 성격이라 수영만 열심히 해왔어요. 근데 그런 수영을 못 하게 되니 자연히 연기에 관심이 가더라고요. 지금 소속사 대표님은 수영 때문에 13년이나 알고 지낸 선배에요. 대표님한테 저 살고 싶으니까 살려달라고 애원했어요. 제 사정을 잘 알고 있는 만큼 대표님이 제 손을 잡아줬고 본격적으로 연기를 시작하게 됐어요.”
그렇게 연기를 시작해 수영선수 시절 받지 못한 복을 이제야 받는 듯 단숨에 ‘신기생뎐’에서 주연을 맡은 성훈은 처음에는 충만한 자신감으로 작품에 임했다. 첫 작품에 대한 부담, 시청자의 연기력 평가 등에 걱정이 없었다. 너무 초짜라, 아무 것도 모르니까 오히려 고민될 게 없었던 것이다.
“초반에는 오히려 아무것도 모르니까 부담도 없고 자신감만 가득했어요. 근데 작품을 하면서 저로 인해 어떤 파장이 있고, 연기가 어떤 건가를 알게 되니 그 때부터 부담감과 함께 책임감이 생겼어요. 다모를 연기하는 것에 있어서도 초반엔 굉장히 헤맸죠. 대본을 잘못 이해한 것도 있고, 이런 느낌으로 대사를 쳤는데 감독님은 아니라고 하시고. 체력적으로도 운동을 한 몸인데도 불구하고 처음에는 어려웠어요. 이렇게 잠을 안 자고 촬영하는 지 몰랐거든요. 태어나서 이렇게 잠을 안 자본 건 처음이라 적응하는데 좀 애를 먹었죠.”
→②에 계속
[사진=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강선애 기자 sak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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