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삼성은 46승 33패 2무 승률 .582로 리그 2위에 오르며 전반기를 마쳤다. 1위 KIA와 2경기차로 뒤져 있어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선동열 감독 시절에는 '지키는 야구'가 대세였다면 류중일호가 출범한 지금은 뒤집기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46승 중 26승이 역전승이다.
점수를 얻어 역전을 시키는 건 타자들의 몫이다. 6월 이전엔 팀 타율 .244로 '뒤에서 2등'이던 삼성은 6월 한 달 동안 .305로 활발한 공격력을 뽐냈다.
그러나 7월에는 .231로 8개구단 중 가장 좋지 못하다. 그럼에도 7월에 거둔 6승 중 4승이 역전승이다.
그렇다면 시선을 돌릴 필요가 있다. 삼성엔 막강 불펜이 있다. 구원투수 평균자책점 2.52로 리그에서 단연 으뜸이다.
삼성이 역전극을 연출하는데 있어 불펜은 어떤 역할을 했을까. 경기 초반 점수를 허용하더라도 이후 불펜투수들이 실점을 최소화하면서 박빙의 승부를 유지하기 때문에 역전의 실마리를 풀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역전을 이룬 후에는 리그 최고의 마무리 오승환이 버티고 있어 상대의 흐름을 완전 차단한다.
지난 16일 대구 KIA전에서는 1회초에만 3점을 내주며 어렵게 출발했다. 그러나 선발투수 카도쿠라 겐을 과감히 빼고 2회초 정인욱을 올린 뒤 정현욱-권혁-안지만을 차례로 내보내며 추가 실점을 하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삼성은 3-3 동점을 만들었고 8회말 김상수의 중전 적시타로 4-3 역전에 성공했다. 그리고 9회초 오승환이 등장했다. 그것으로 경기는 끝이었다.
지난달 28일 잠실 LG전에서 삼성은 2-3으로 1점차 뒤진채 9회초 공격을 맞았고 1사 만루에서 모상기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극적인 동점을 이뤘다. 승부는 연장전으로 향했고 10회초 김상수의 좌월 적시 2루타로 결승점을 뽑아 4-3 승리를 거뒀다. 삼성이 808일 만에 정규시즌 1위로 올라서는 감격적인 순간이었다.
류중일 감독은 당시 승리 소감으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중간 투수들을 투입한 것이 승리의 요인이 됐다"고 말했다. 맞는 얘기였다. 9회 마지막 공격 전까지 삼성은 1점차 박빙 승부를 유지하고 있었다. 선발투수 윤성환이 4⅔이닝 3실점에 그쳤지만 정인욱-권혁-정현욱이 무실점으로 막아낸 덕이었다. 3-3 동점이 되자 안지만이 9회말을 책임졌고 10회초 역전에 성공하자 10회말 오승환이 등장했다. 역시 결과는 삼성의 승리였다.
물론 역전이란 의도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확률도 크지 않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밑바탕을 깔아 놓으면 역전의 기회는 오기 마련이다. 그 밑바탕을 삼성의 불펜이 깔고 있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배영수, 윤성환, 장원삼 등 예전 만큼 구위가 올라오지 않는 선발투수들 때문에 구원투수들의 투입 시기가 빨라진 것이기도 하다. 현재까지는 이것이 전화위복이 됐지만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 류중일 감독이 역전승을 많이 거두고도 크게 기쁨을 표시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6일 문학 SK전에서 역전포를 때린 최형우(왼쪽)와 기뻐하는 안지만. 사진 = 마이데일리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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