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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지난 해 방송된 MBC 드라마 '로드넘버원' 종영 당시 김하늘은 "다음 작품은 내면에 있는 것으로 연기할 수 있는 작품을 택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그 당시 김하늘은 '로드넘버원'의 수연에서 빠져나오기가 꽤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녀의 다음 작품이 뭐가 될지 몰라도 연기 인생에 있어 하나의 특별한 도전이 될 것이라는 짐작은 들었다.
그랬던 김하늘이 선택한 작품은 영화 '블라인드'. 그가 맡은 역할 수아는 살인사건에 연루된 시각장애인이다. 장르도 이미 지금까지의 김하늘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기술면에서도 고난이도의 연기를 요구하는 도전이었다.
김하늘은 영화 '블라인드' 개봉을 앞두고 진행한 마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어느 작품보다 더 나를 고통스럽게 만들면서 임했어요. 그래서 당시에는 예민해졌던 것 같아요. 한 신 한 신 찍는 과정에서 스스로를 괴롭혔던 거죠. 하지만 제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 했어요. 아직 영화를 보지 못했지만 스스로에게는 박수쳐 주고 싶은 작품이에요"라고 말했다.
시각장애인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삶도 들여다봐야 했다. "처음에는 걱정도 많이 했어요. 그런데 그 분들 모두 제 생각을 깨주는 분들이었어요. 장난도 잘 치고 농담도 잘 하고 정말 밝았어요. 들어보니, 후천적으로 시각장애를 겪게 된 분들이 3년 동안 고통에 몸부림친다고 하시더라고요. 제가 만난 건 그걸 이미 거치신 분들. 그 안에서도 행복을 알아가던 그 분들은 정말 배울 점이 많았던 분들이었어요."
김하늘은 연기를 위해 그들의 눈 깜박임, 눈동자, 표정을 모두 읽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 눈을 뜨고 있는데 보이지 않는 상황을 표현하기란 호락호락한 일은 아니었다.
"감정적으로 빠져들지 못해 힘든 게 아니라 기술적인 면에서 한계에 부딪혔을 때가 힘들었어요. 예를 들어 눈을 뜨고 연기를 하는 상황에서 무언가 물체가 확 지나가면 눈을 깜박이게 돼요. 안 그래야지 하면서도 그게 잘 안되니까. 그런 기술적인 부분이 가장 힘들었어요."
눈을 뜨고도 보이지 않는 다는 것. 대체 그게 노력한다고 제어가 되는 일일까. "신기하죠. 제어가 되더라고요. 하다보니까. 시각장애를 표현하기 위해 교육도 받았어요. 눈을 감고 막 걸었던 게 도움이 많이 됐어요. 눈을 감고 엘리베이터도 타보고 계단도 걸어봤어요. 그러면 엉덩이가 뒤로 빠져요. 그리고 연기할 때는 눈을 가리고 했을 때의 모든 감각을 기억해요. 그렇게 매 신 안 보일 때의 손동작과 느낌을 기억해서 연기를 했어요. 그런데 신기하죠? 시각장애인들이 집에서 생활할 때 우리가 생각하면 만지고 더듬고 다닐 거 같잖아요. 아니에요. 일반인과 똑같이 움직여요. 다만 늘 물건을 두는 위치가 정확해야 해요. 리모컨은 여기, 지갑은 저기, 식탁과 의자는 반드시 이쪽저쪽. 그런 디테일한 것들을 모두 습득하고 연기에 임해야 했죠."
힘들게 연기한 만큼 이번 작품은 김하늘에게 각별했다. 오히려 흥행 면에서는 부담으로 다가올 수도 있을 듯했다.
"잘 모르겠어요. 정말. 제가 지금까지 한 로맨틱 코미디는 대부분 흥행에 성공했잖아요. 그래서 그런 작품을 하게 되면 사실 늘 자신감이 있었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장르가 너무 달라서 예측이 잘 안되네요. 그렇지만 노력한 만큼 잘 될 거라고 생각해요."
김하늘의 새로운 도전, '블라인드'는 8월 11일 개봉한다.
[김하늘. 사진=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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