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이제는 '전력질주'다.
프로야구 팬들 중에는 비가 그친 후 '경기를 하겠구나'라고 생각하고 경기장을 찾았지만 허무하게 발 길을 돌린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일찌감치' 경기를 우천취소시킨 탓이다. 하지만 내년부터 '한 경기 쯤이야…'라는 안일한 생각은 시즌 막판 많은 이들에게 고민을 안겨줄 수 있다.
▲ 연이은 우천취소… 이유가 모두 '내리는' 비 때문일까
야구는 기본적으로 매일하는 경기다. 하지만 7월들어서는 4개 구장에서 모두 경기가 치러지는 경우를 보기 힘들었다. 경기가 예정돼 있었던 21일 중 4경기가 모두 치러진 날은 단 8일 뿐이었다. 특히 SK, LG, 두산, 넥센 등 수도권 팀들은 벌써 우천취소 경기가 20경기를 넘어섰다. 이제 조금만 더 취소된다면 월요일, 더블헤더를 치러야 하는 상황이 됐다.
물론 비가 너무 많이 내려 도저히 경기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우천취소가 되는 것이 당연하다. 문제는 그렇지 않은 상황이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경우가 6월 26일 김재현 은퇴식. 기상청은 이날 오후 전국적으로 많은 양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이 때문인지 4개 구장 모두 경기 시작 3시간 전인 오후 2시가 조금 넘어 일찌감치 경기 취소가 결정됐다. 하지만 이날 인천 문학구장에는 경기 시작 시간인 오후 5시가 지나도록 비를 볼 수 없었다. 때문에 이날 예정된 김재현 은퇴식도 '내리는 비'가 아닌 '예정된 비'로 인해 9월로 미뤄졌다.
당시만 해도 우천취소가 된 경우가 많지 않았기에 모두가 당연시 넘어갔다. 1년 내내 야구장에 있어야 하는 야구장 사람들에게는 우천 취소가 꿀맛 같은 휴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렇지 않게 넘겼던 '우천 취소 1경기'가 이제는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해당팀에게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최근들어 경기 감독관들은 예전보다 경기 재개 혹은 취소 여부를 최대한 늦게 결정하고 있다. 워낙 취소된 경기가 많아 이제는 마지노선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문제는 내년이다. 2012시즌부터는 올시즌보다 팀별로 7경기씩 늘어난 140경기를 치른다. 시즌 개막을 예년보다 일주일 앞선 3월 31일 한다고 하지만 올시즌과 같은 상황이 재현된다면 올시즌보다 더욱 큰 재앙이 우려된다. 늘어난 경기수만큼 감당하지 못할 만큼의 우천취소 경기가 생길 수도 있는 것이다.
한 프로야구 관계자도 이와 같은 생각을 드러냈다. 그는 "이러한 기후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 아닌가. 올시즌 같은 경우가 이어진다면 140경기를 소화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며 "미국처럼 비가 그칠 때까지 기다리다가 진행하든지 경기 취소 방식을 바꿔야 할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돔구장이 없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최선의 방안은 경기를 할 수 있을 때 경기를 하는 것이다. 물론 이번 수도권 물폭탄과 같이 정말 경기를 할 수 없을 때는 안하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각 팀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서라든지 관중이 안올 것을 걱정해 취소하는 일은 사라져야 한다. 경기를 할 수 있는 상황에서의 우천취소를 취소하는 것만이 2012시즌 막바지를 원만하게 보낼 수 있는 길이다.
[대형 방수포 덮힌 인천 문학구장.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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