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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민 기자]배우 하지원(33)은 한국의 유일무이한 여성 액션 스타다.
2007년작 ‘1번가의 기적’에서 복서로 변신한 이전 여배우들이 보여주지 않았던, 강인한 여성성을 제시하면서 액션배우로 주목 받기 시작했다.
물론 멜로와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서 때로는 여성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긴 했지만, 한국 영화 중 여성을 주연으로 액션영화에는 내세운 작품에는 하지원의 이름이 빠지지 않았다.
그런 하지원의 100억의 제작비가 투입된 ‘7광구’에서는 액션의 극치를 보여준다. 마치 ‘쏠트’의 안젤리나 졸리를 연상할 정도의 강렬한 캐릭터를 그는 훌륭하게 소화해 냈다.
대형 바이크를 타고 총과 도끼를 휘두르면서 괴생명체를 상대하는 하지원의 모습은 최초의 여성 액션 히어로를 만들어 냈다.
‘7광구’ 개봉을 앞두고 하지원을 만나 이번 영화, 그리고 액션 영화에 대한 하지원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유달리 고생한 작품인 것 같습니다. 촬영은 어떻게 했나요?
제 성격이 원래 꾀를 부리고 하는 편이 아니에요.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매번 차에서 내리면서 기도 했어요 “오늘도 사고가 안나게 해주세요”라고요. 영화를 보면 아시겠지만 젖은 길에서 바이크를 타는게 굉장히 위험해요. 영화를 찍을 때는 어차피 나에게는 도전이지만 ‘멋있을거 같다’고 생각해서 촬영했죠. 그런데 다시 하라면 못해요. 실제로 사고가 났는데, 욕심을 부리다가 오토바이를 타고 몇 미터를 미끄러졌어요. 욕심이 사고를 낸거죠”
-사고 당시 다친 곳은 없었나요?
타박상을 입긴 했지만, 작업복 안에 보호구를 차고 있어서 큰 부상은 없었어요. 등과 엉덩이 팔 전부다 보호구 투성 이었거든요.
-액션 영화를 좋아하는 편인가요?
딱히 액션만 고르는 것은 아니에요. 우연히 제가 너무 재미있게 본 시나리오가 하필 몸을 많이 쓰는 것들일 뿐이죠. 그런데 개인적으로 액션 영화를 좋아해서 개봉하면 보러 가는 스타일이에요.
-유달리 남성스러운 역인데, 부담되지는 않았나요?
‘7광구’ 같은 경우에는 영화 후반부를 가면 제가 맡은 해준은 대사가 거의 없어요. 액션 하나로 괴생명체와 대결을 해야 하는데, 제가 약하면 극을 끌고 갈 수가 없어요. 그래서 액션에 욕심을 냈고 서 있는 자세부터 표정 눈빛까지 여성성이 보이면 배제했죠. 과거에는 액션 영화라도 여배우라면 멜로도 있고, 액션하면 멜로도 있고 심적인 흔들림도 있는데 그런 부분들을 다 빼버렸어요.
-국내 최초의 본격 여성 주연 액션 영화인데요
솔직히 부담이었어요. 그래서 저 또한 캐릭터에 공을 많이 들였죠. 만약에 영화가 나와서 ‘기존에 했던 것과 다르지 않네, 약해보였다’가 아니라면 제가 아닌 누군가가 여성 주연의 액션 영화를 하면 할려고 할까요? 여전사 캐릭터를 시작 했으니 그래서 캐릭터에 공도 들이고, 괴물과 맞서도 밀리지 않기 위해 메이크업에서부터 머리 스타일까지 시간을 두고 테스트를 했죠.
-액션에 대해 체력적인 부담은 없나요?
제가 계산하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제가 대본을 보고 좋으면 가는 것(출연)이거든요. ‘해보자. 세상에 못할게 뭐 있나?’라는 스타일이라 앞뒤 안가리고 해요. 그런데 최근에 영화 두 편에 드라마까지 세 작품을 연달아 하다 보니 너무 아팠던 적이 있어요. 처음으로 집에 의사선생님이 와서 왕진을 하셨어요. 어머니에게 울면서 하소연을 하니 어머니께서도 ‘그래, 그래 이제 멜로만 해’라고 하시는데 정작 저는 또 스포츠 영화를 찍고 있어요. (하지원은 탁구를 소재로 한 영화 ‘코리아’를 촬영 중이다.)
-그러면 거의 중독 수준인데요?
맞아요! 중독. 제가 칼을 들고 휘두르는 걸 좋아해요.(웃음) 그래서 어쩔 수가 없는 것 같아요. 영화를 찍으면서 액션 합을 맞추는 그런 느낌이 좋아요. ‘1번가의 기적’ 때도 마지막 장면을 촬영할 때 실제 여성 복서분과 촬영 했거든요. 그런데 당시 연출을 하시던 윤제균 감독님이 액션 합을 맞추는게 아니라 갑자기 ‘난타!’이러더라고요. 막 맞고 때렸죠. 제가 카메라가 돌아가면 이성을 잃어버려요.
-앞으로 배우 하지원의 계획은 있나요?
저는 영화를 하면서 좋은 작품을 할 수 있다는 것은 큰 행복이라 생각해요. 계속 좋은 영화를 통해 다른 사람의 힘 있는 인생을 살고싶어요. 앞으로 더 성숙한 깊이 있는 배우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기도 해요. 실제로 지금 찍고 있는 ‘코리아’ 같은 경우에는 후배들이 더 많아요. 이전에는 ‘나만 잘하면 돼’라는 생각을 했는데, 선배가 되니 달라지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아는게 별로 없어서 ‘파이팅!’밖에 못해줘요. 안성기 선배님 같은 조언을 하고 위로를 할 수 있는 그런 선배가 되고 싶어요.
1시간 동안 다소 어려울 수도 있고 민감할 수도 있는 질문에 진솔하게 답했다. ‘영화에서 참 예쁘게 나온다’는 취재진의 칭찬에 반색하며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를 연신 말하는 하지원의 모습에 왜 이 배우를 영화인들이 사랑하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하지원을 비롯해 안성기, 오지호, 이한위, 박철민, 송새벽, 차예련 등 초호화 캐스팅에 최초의 3D영화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7광구’(감독 김지훈)는 오는 8월 4일 개봉된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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