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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의 스타★필]
언제나 '보고 싶다' 비주얼 가수 김범수
CF까지 접수한 '주입식 미남' 김범수
주입식 '미남' 김범수의 연예계 접수기
여자 연예인에게 메이크업에 좌지우지되는 '화장발'이 있듯, 남자 연예인에게는 안경 유무에 따라 인상이 달라지는 소위 '안경발'이 존재한다. 어린이들의 대통령 '뽀로로'조차 안경을 벗으면 평범한 펭귄으로 전락하듯 안경을 벗으면 어딘지 허전해 보이는 남자 스타들이 없지 않다. 유재석, 배용준, 최다니엘, 김태우 등이 그러한데 요즘 '나가수'를 통해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김범수도 다소 강해 보이는 인상으로 안경을 '방패'로 고수하고 있다.
오랫동안 안경에 기댄 '얼굴없는 가수'로 암약(暗躍)했던 김범수는 이제는 자신은 '비주얼 가수'라고 떠벌리며(?) 공연, 예능, 라디오, CF 등 다방면으로 활개치고 있다.
김범수는 1999년 데뷔음반 타이틀곡인 '약속'이 큰 인기를 얻으며 일약 R&B 신성으로 떠올랐다. 꾸준한 음반 판매와 함께 그의 목소리가 방방곳곳 울려 퍼졌지만, 그의 얼굴은 좀처럼 볼 수 없었다. 2000년 2집 수록곡 '하루'도 히트를 쳤고, 이 곡의 영어 버전인 '헬로우 굿바이 헬로우(hello goodbye hello)'가 한국인 최초로 미국 빌보드 차트에 올랐지만 여전히 그의 얼굴을 공개되지 않았다. 이 역사적인 뉴스를 전한 9시 뉴스마저도 범죄자처럼 옆모습으로 출연하는 굴욕을 겪어야 했다.
그리고 3집 타이틀곡 '보고 싶다'가 드라마 '천국의 계단'의 OST로 메가 히트를 치면서 일본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만큼 한류 가수로 등극했지만 그의 얼굴을 공식 석상에서 보기는 어려웠다. 풍부한 감성과 깊이 있는 목소리, 시원스런 가창력을 지닌 김범수의 노래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방송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음에도 오랫동안 사랑을 받아온 이면에는 노래와 음악성으로 승부하는 그의 옹고집이 뒷받침됐다.
그러나 사실 김범수는 노래 외에도 재주가 많다. 라디오 단골 게스트로 화려한 입담을 뽐냈던 그는 MBC FM에서 '김범수와 꿈꾸는 라디오'를 진행하기도 했다. '나가수'에 출연하면서 다양한 장르의 경연곡마다 범상치 않은 패션과 걸출한 입담, 랩, 댄스까지 다방면의 끼를 발산했다. 오로지 가창력으로 승부하는 프로그램에서 아이러니하게도 김범수는 파격적인 변신과 유쾌한 도발로 대중들의 귀와 눈을 모두 사로잡았다. 무거운 발라드 노래를 주로 불렀던 탓에 칙칙해 보이기까지 했던 김범수의 이미지도 180도 달라졌다.
안경 벗은 맨 얼굴을 드러내며 자신을 '비주얼 가수'라고 들이대니(?) 대중들을 열광하기 시작했다. 기교와 감성을 아우르는 최고의 보컬에 무대를 압도하는 과감한 퍼포먼스까지 더하니 그 매력의 늪에 빠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당당하게 무대를 즐기고 결과에 승복하는 그의 모습에 대중의 마음이 움직인 것이다.
'나가수' 7회 생존을 채우고 8월 8일 경연 녹화를 마지막으로 '명예졸업'하는 김범수는 8월 20일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전국 투어 콘서트를 돌며 그 찬란한(?) 외모와 현란한 퍼포먼스를 생(生)으로 보여줄 예정이다. 그의 콘서트 제목인 '내가 범수다'처럼 대세가 된 그는 최근 자동차 CF까지 접수하며 뜨거운 인기를 반증하기도 했다.
얼굴 없는 가수이란 베일을 12년 만에 벗고 이제야 대중 앞에 선 김범수. 그의 폭풍 입담도 좋지만 명품 성대에서 울려 퍼지는 노래도 계속 듣고 싶다. 아직도 빌보드 차트 1위가 꿈이라는 이 유쾌한 청년의 가요계 정복기는 계속되어야 한다. 쭉...
[사진 = MBC 제공]
김민성 , 서울종합예술학교 이사장 www.sac.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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