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결론은 박정권이다. 박정권이 살아야 SK 타선이, 더 나아가 SK도 살 수 있다.
프로야구 SK 와이번스는 김성근 감독이 부임한 2007년 이후 처음으로 선두 싸움에서 한 발 짝 물러나 있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일까. SK는 2일 현재 팀 평균자책점에서 3.47로 8개 구단 중 1위를 달리고 있다. 김광현의 부재, 불안한 중간계투 등 예년의 철옹성 마운드는 구축하고 있지 않지만 어쨌든 한 경기에서 가장 적은 점수를 주고 있다.
그렇다면 문제는 타선쪽으로 기운다. SK의 팀 타율은 .267. 8개 구단 중 4위다. 마운드에 비해서는 떨어지는 수치지만 이 역시 지난해에도 팀 타율은 8개 구단 중 네 번째였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타선, 그 중에서도 좌타자와 득점권 타율이 문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올시즌 8개 구단 득점권 타율은 .274. 시즌 타율 .265에 비해 1푼 가량 높은 수치다. 반면 SK의 경우 시즌 타율인 .267보다 낮은 .265를 기록 중이다. 시즌의 절반 이상을 치른 상황에서 이같은 성적을 결코 작은 표본이 아니다.
좌타자 성적도 마찬가지다. 8개 구단 좌타자와 우타자 타율은 .267와 .263로 좌타자가 더 높다. 각 구단별로 살펴봐도 6개 구단이 그렇다. 우타자 타율이 더 높은 팀은 SK와 넥센 뿐이다. 특히 SK의 편차가 더욱 심하다. 넥센은 우타자 .253, 좌타자 .245인데 비해 SK는 우타자가 .274로 선전하고 있지만 좌타자는 .255에 그치고 있다. 장타율은 .406, .360으로 더 큰 편차를 나타내고 있다.
위와 같은 문제점이 집약된 것이 바로 박정권이다. 박정권은 지난해 김재현이 은퇴한 이후 SK 중심 타선을 이끌 후계자로 평가됐다. 타선에서 뿐만 아니라 주장 후보로 점쳐질 정도로 팀의 중심을 세워주길 기대한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현재까지 모습은 기대 이하다. 시즌 타율만 보더라도 지난해 .306에서 훨씬 떨어진 .269에 그치고 있다. 더욱 문제는 득점권 타율이 .238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특히 6~7월에는 29타수 5안타 타율 .172에 머물렀다.
중심타선에서 찬스가 끊기다 보니 타선은 물론이고 마운드에까지 악영향을 끼쳤다. 김재현이 빠진 상황에서 SK, 그리고 좌타선을 이끌어야 했지만 그렇지 못했다. 최정이 53타점을 쓸어 담는 동안 그는 37타점을 올리는데 그쳤다. 홈런도 9개 뿐이다.
SK에게 희망적인 사실은 박정권이 부활 기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7월 한 달간 단 1타점도 올리지 못하던 박정권은 7월 31일 대전 한화전에서 두 차례 적시타로 3타점을 올리며 부활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특히 2아웃 이후 나온 적시타라는 점에서 인상 깊었다. 이날 5-2로 SK가 승리한 것을 감안할 때 박정권이 평상시처럼 침묵했다면 이날 경기 결과도 달라졌을 수 있다.
6, 7월동안 보여준 것이라고는 올스타전 홈런레이스 1위가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박정권. 기분 좋게 7월을 마무리 지은 박정권이 8월을 맞아 SK 주축 타자로서 팀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확실한 것은 박정권이 제 역할을 해야 SK도 1위 재탈환 시도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진=SK 박정권]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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