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KBSN의 스포츠 아나운서 장새별입니다. 아직 접하지 못한 스포츠도 많지만 1년이 채 안되는 시간 동안 많은 경기를 현장과 함께 했습니다. 그 속에서는 일을 넘어 인간적으로 존경할 수 있는 분들도 만났습니다. 특히 이충희 감독님은 제게 더 이상 스타감독이 아닌 농구에 있어서는 아버지이자 선배 같은 존재입니다. 제가 현장에서 몸소 느꼈던 점에 대해 여러분들과 함께하고자 합니다. 21세기 대학농구의 또 다른 전성기를 소망하며.
# 스타와 농구를 만나다
"고맙다. 이제 이건 우리 집 가보(家寶)다."
이충희 위원님(현 KBS 해설위원)의 사인이 새겨진 농구공을 저희 오빠에게 전했을 때 들었던 얘기입니다. 회사에서 올해 첫 대학농구 중계가 잡혔을 때 현장 리포팅으로 투입됐습니다. 고려대학교와 연세대학교의 라이벌전이었고 해설위원란에 적힌 '이충희'라는 세 글자를 보고 설렘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농구계의 큰 별을 직접 만나 함께 방송한다는 사실은 이 일을 하면서 크게 다가오는 보람 중 하나였습니다. 중계 일주일 전부터 오빠가 직접 사준 농구공과 사인펜을 들고 화정체육관으로 향했습니다. 농구계의 전설이지만 실제로 만난 이충희 감독님은 누구보다도 온화한 미소를 짓고 있었습니다. 처음 인사를 나눈 그 자리에서 공과 펜을 내밀며 사인을 부탁했던 그날부터 농구코트도 제 인생의 일부로 들어왔습니다.
어린 시절 TV를 통해 대학농구를 보는 것은 여느 농구팬들에게나 그러했듯 즐거움 그 자체였습니다. 문경은, 현주엽, 이상민, 우지원, 전희철, 그리고 서장훈 선수 등 수많은 스타플레이어들은 우리의 눈과 귀 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흐뭇하게 했습니다.
대학농구의 전성기 90년대에는 그들이 우리의 우상이었고 낙이었습니다. 그런데 2011년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직접 느낀 농구코트의 온도는 너무나도 서늘했습니다. '안암골의 호랑이'와 '신촌의 독수리'가 펼치는 연고전이었지만 관중석의 빈자리는 차가운 공기를 실감케 했습니다.
본교에서 하는 경기도 홍보가 잘 이뤄지지 않고 학생들의 관심도가 크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충희 감독님이 얘기하는 '스타플레이어의 부재'가 같은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의 발걸음조차도 떼지 못하게 하는 것입니다. 왕년의 유명한 선수들은 모두 프로에서 뛰고 있고 지금의 대학농구에는 스타플레이어가 없다고 해도 무리가 아닙니다.
현실적으로 대학교에서 프로에 진출하는 선수들의 비율이 50%를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유소년 시절부터 예전만큼 농구로의 도전을 하기 힘듭니다. 설령 미래가 기대되는 유망주들이 있다고 하더라도 프로무대에 데뷔하기 전까지는 주목을 받기가 힘듭니다. 관중석에 선수들의 부모님이나 지인들이 아닌 진정한 팬들을 더욱 더 많이 볼 수 있는 그날을 기다립니다. 농구코트를 밝혀주는 스타플레이어가 탄생한다면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볼 수 있는 광경일 것입니다.
# 방송과 언론은 스타플레이어의 화수분
대학농구의 중계가 끝난 후 회식자리에서 이충희 위원과 함께 맥주를 한 잔 했습니다. "새별 아나운서가 경기 전에 감독 인터뷰도 좋지만 유망주 선수와 얘기를 나누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스타플레이어에서 스타감독으로 농구와의 화려한 인연을 계속한 이충희 위원은 그 누구보다도 대학농구 활성화를 위해서 고심하고 있었습니다.
방송에서 기대주를 발굴하고 대중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얘기였습니다. 일 년에 몇 번 하지 않는 아마추어 중계지만 방송이 한번 나갈 때 우리는 최대한 그들과 함께 희망을 만들어야 합니다. 대학농구만 하더라도 수없이 쏟아지는 프로스포츠의 기사들에 비해 소식을 접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방송과 언론은 대학농구 제2의 문경은, 이상민을 만들어 낼 수 있는 화수분입니다. 화려했던 선수들 역시 방송과 언론을 통해서 대중들에게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경기 현장에서 주로 인터뷰를 하는 일이 스포츠 아나운서가 하는 주된 업무입니다.
주목을 받지 못하는 종목이 널리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은 경기 현장을 다니다보면 더욱 더 커져갑니다. 방송인의 하나로서, 많지 않은 스포츠아나운서 중의 한 사람으로서 어깨가 무거워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우리는 과연 예비 스타플레이어들을 맞을 준비를 마쳤나 다시 한 번 되돌아봅니다.
[장새별 아나운서. 의상협찬 = 핑키캣]
김용우 기자 hilju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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