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경민 기자]1968년 프랭클린 J.샤프너 감독의 ‘혹성탈출’을 시작으로 지구를 정복한 원숭이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주인공 일행은 우주여행 중 유인원이 인간을 지배하는 행성에 불시착 하게 되고, 유인원을 피해 도망 다니지만, 이 행성이 알고 보니 핵전쟁 이후 지구라는 충격적인 설정으로 영화는 끝을 맺는다.
특수 분장으로 큰 화제를 모았던 ‘혹성탈출’은 이후 1973년까지 5편의 시리즈가 제작되고, 2001년 팀 버튼 감독이 ‘혹성탈출’을 리메이크해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특히 팀버튼의 ‘혹성탈출’은 마지막 장면에서 자유의 여신상의 얼굴이 원숭이라는 독특한 설정으로 영화의 끝을 맺는다.
그렇다면 여기서 나오는 의문이 있다. 왜 원숭이는 지구를 지배하게 됐을까? 그 답이 담긴 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바로 ‘혹성탈출-진화의 시작’(이하 혹성탈출, 감독 루퍼트 라이어트, 배급 이십세기폭스코리아)이 그 주인공이다.
이번 ‘혹성탈출’은 현대를 배경으로 시작된다. 제약회사에서 근무 중이지만 아버지의 알츠하이머 병을 치료하겠다는 개인적인 욕심으로 유인원을 이용해 신약을 개발 중인 윌 로드만(제임스 프랭코 분)은 실험 대상인 침팬치 시저를 집으로 데리고 와서 키우게 된다.
그런데 이 시저는 신약의 영향으로 인간의 지능을 능가하게 된다. 평온하게 인간과 살아가던 시저는 윌의 아버지를 보호하려다 인간을 공격하게 되고 보호시설로 보내지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인간보다 월등한 신체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지능이 떨어져 통제가 가능했던 유인원들에게 인간 이상의 지능이 주어지면서 만물의 영장이라 자부해 온 인간을 뛰어넘게 된 것.
그리고 자본으로 인한 인간의 욕심이 인간에게 가져오는 폐해는 이 영화 전반에 깔린 큰 메시지다.
강렬한 스토리 뿐만 아니라 기술적으로도 ‘혹성탈출’은 큰 진보를 가져왔다. 유행인 3D로 개봉되지는 않지만, 인간과 유사한 침팬치를 재현하기 위해 제작진은 모션캡쳐 기술을 이용, 완벽한 감정을 가진 새로운 침팬치를 만들어 냈다.
CG로 만들어진 유려한 침팬치 시저의 감정 표현에 일부의 관객들은 "눈물을 흘렸다"라는 평을 내놓기도 했다.
프리퀄 작품은 영화의 기본 틀을 가지고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내야 하기에 어려우면서도 쉬운 작업이다. 이번 ‘혹성탈출’은 전작의 명성을 배제하고 보더라도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작품이다.
‘혹성탈출’ 시리즈의 새로운 시작이라 볼 수 있는 이번 작품은 향후 후속편이 제작될 여지를 남겨 놓고 끝을 맺는다. 인류의 멸망과 새로운 유인원 세상의 창궐. 어쩌면 실제로 닥칠 수도 있는 이 영화에 관객들은 충분한 공포와 스릴을 느낄 수도, 인간의 욕심이 만들어 낸 잘못에 대한 반성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개봉은 17일.
[사진 = 이십세기폭스 코리아]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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