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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국민조연' 김수미가 이미지 변신을 위해 양악 수술을 선택한 배우 신이에게 따뜻한 조언을 전했다.
지난 5일 케이블채널 QTV '수미옥'에 출연한 신이는 "주연으로 3-4편의 작품을 했는데, 카메라 감독이 '주연이 예쁘게 나오길 바란다'며 내게 계속 얼굴 각도를 바꿔보라고 주문했다. '예쁘게 나오기 위해서 그런 것이니 이해해달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또 "내가 주연을 맡은 작품에 귀여운 신인 여배우가 리포터로 인터뷰를 하러 왔다. 나는 워낙 애교도 없고 잘 표현을 못한다. 그런데 그 리포터가 같이 인터뷰하던 선배 배우에게 '선생님 그 때 뵀었죠?'라며 친근하게 말하더라"면서 "그 선배 배우가 리포터에게 '요즘에는 시대가 많이 변해서 못생긴 애들도 영화 주인공하는 그런 시대가 왔다. 너 정도 귀엽고 예쁜 애들이 카메라도 더 잘 받는데 우리 여배우는 영 주인공 감이 아닌데 촬영하고 있다'고 하셨다. 그 때 내가 옆에 있었는데 상처가 됐다"고 외모 때문에 선배에게 당했던 설움을 고백했다.
이어 "하고 싶었던 작품이 있는데, 독립 영화에 노출신도 있었다. 하지만 너무 하고 싶었고, 이 작품을 하면 연기에 대한 갈증이 풀릴 것 같았다. 하지만 감독을 직접 찾아갔더니 내게 '너는 너무 코믹한 얼굴이고 이미지라 이렇게 진지한 역할을 하면 보는 사람이 몰입을 못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신이는 "나도 느꼈던게 공포영화 '령'을 찍었을 때 무대 인사를 돌았는데, 내가 심각한 역할인데도 내 장면만 나오면 관객들이 다들 배를 잡고 웃었다. 나는 코믹 연기를 연극하면서부터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었다. 영화 '색즉시공' 하나로 계속 이렇게 이어져 왔다. 이해를 못했다. 기분도 솔직히 나빴다. 감독도 나 때문에 영화가 심각하지 않다고 혼내기도 했다"며 떠올렸다.
하지만 신이는 "어떻게 보면 다 내 변명일 수 있다. 내가 슬럼프를 겪으면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마음에 수술하려던 것일 수 도 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신이의 고백을 차분히 듣던 진행자 김수미는 신이에게 "나도 비슷한 갈등을 겪었다"며 "내 동기가 김영애다. 그 친구는 주연으로 잘 나가는데 나는 노역에다 이상한 배역만 했다. '왜 주인공을 못할까'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솔직히 김영애에게 '너는 무슨 재주로 그렇게 주인공을 하냐?'는 말도 했었다. 그런데 그 친구가 착하다. 나한테 미안하다고 하더라. 그래서 그 말이 인상에 남았다"고 덧붙였다.
김수미는 마지막으로 신이를 향해 "나는 내게 아주 불리하고, 기분 나쁜 여건을 연기력으로 다 제패했다. 너는 이렇게 예쁘게 변신을 했지만 연기자 신이는 남아 있어야 한다.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워낙 연극에서부터 기초를 닦았기 때문에 다른 여배우보다 어떤 역할을 맡겨도 잘할 수 있다"며 특히 "예쁘고 연기 못하는 여배우들이 있다. 배우는 연기를 해야한다. 지금 아주 예쁜 여배우들은 미모로 CF에 나오지만 40대가 되면 지금 그 연기력으로는 사라진다. 대중들은 예리하다"고 말했다.
신이도 김수미의 진심 어린 조언에 "저도 제 본질을 무시하고 '난 이게 아니다'란 생각이 아니라 저도 연기의 폭을 넓혀서 선생님처럼 연기로 승부하는 그런 배우가 되겠다"고 화답했다.
작품 속 주연보다는 스포트라이트를 적게 받을 수 밖에 없는 조연이지만 꿋꿋하게 자신만의 연기 영역을 개척한 '국민조연' 김수미가 배우로 큰 고민에 빠져 양악 수술을 받은 후배 신이에게 전한 따뜻한 조언이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신이(위)와 김수미. 사진 = QTV 화면 캡처]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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