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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본인이 만들어낸 이미지는 아니라지만 대중에게 늘 완벽하고 신비하게 비쳐진 가수 서태지(39·본명 정현철). 그런 그가 배우 이지아(33·본명 김지아)와의 결혼, 이혼 등의 과거사가 낱낱이 파헤쳐졌고, 지금까지의 이미지가 깨지면서 가수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했다.
서태지는 최근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이지아와의 이혼 관련 소송 합의 후 처음으로 메시지를 남겼다.
자신의 팬들을 향해 서태지는 "먼저 긴 혼란의 시간을 인내하고 기다려준 너희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 이번 일이 있은 후로 너희들의 모습을 지켜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을 가지게 된 것 같아. 나는 너희에게 어떤 사람이었는지, 그리고 나의 팬으로 19년이란 시간, 그 많은 일들을 견뎌내고 있는 너희는 나에게 어떤 의미였는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어. 그리고 지난 일들을 뒤돌아보면서 완벽한 모습도 좋지만 자연스러운 나를 더 많이 보여주었다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지. 하지만 오늘부터는 우리가 조금 더 진솔하고 편한 모습으로 마주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어. 그리고 나의 모든 음악활동은 오직 너희들만을 위한 것 이었으니 더 이상 아파하지 말길. 나로 인해 다친 마음 모두 아물 수 있도록 처음부터 하나씩 내가 다시 노력할게. 미안하고 고맙다"라고 전했다.
그룹 서태지와 아이들 시절부터 솔로 활동 중인 지금까지 서태지는 8장의 정규 앨범을 냈고, 대중의 관심은 늘 그의 음악적 변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매번 앨범을 발매할 때 마다 국내에 선보인 적 없는 음악을 소개해온 서태지는 새로운 음악 트렌드를 이끄는 선구자로 평가됐다.
하지만 현재 그가 작업 중인 정규 9집 앨범만큼은 그동안과 달리 음악적 변화 외에도 노래 안에 어떤 메시지를 담을지 중요해졌다. 이제는 대중도 그의 음악을 신비주의 서태지가 아닌 인간 정현철의 음악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물론 '혼인 생활과 관련된 출판, 전시, 음반 발매 등의 상업적인 행위를 금한다'는 이지아 측과의 합의 내용에 따라 그가 결혼과 관련된 이야기를 음악에 싣지 않을 것은 분명하다.
다만 서태지는 다음 앨범에선 이번 일로 큰 상처를 받았을 팬들과의 교감에 더욱 신경 쓸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이지아와의 관계가 밝혀진 후 상당수의 팬들이 그에게 실망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서태지가 만든 음악들 중 여러 곡들이 그 노랫말을 근거로 '이지아를 향해 쓴 노래가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이는 근거 없는 추측일 뿐이었지만 서태지의 음악 속 '너'란 존재가 팬들을 지칭한다고 믿었던 그의 절대적인 팬들에겐 충격이었고, 심한 경우 음악적 배신감을 느낀 이들도 있었다. 서태지 역시 팬들의 이러한 반응을 충분히 인지했는지 팬들에게 전한 메시지에서 "나의 모든 음악 활동은 오직 너희들만을 위한 것이었으니 더 이상 아파하지 말길"이라고 분명히 했다.
서태지가 데뷔 이후 줄곧 새로운 음악을 시도할 수 있었던 건 '서태지가 만들었다'는 타이틀만으로도 그의 음악을 거부감 없이 수용해온 든든한 마니아층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측면도 있다. 따라서 서태지가 어떤 음악으로 심지어 그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 팬들의 마음까지 되돌릴 수 있을지 더욱 중요해졌다.
어찌 보면 서태지에겐 어려운 문제일 수 있다. 대다수 연예인들이 특정 사건을 겪은 후 각종 토크쇼에 나와 심경을 고백하는 것과 달리 서태지가 '무릎팍도사'나 '강심장'에 나와서 팬들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고백할리 없기 때문이다. 서태지는 지금까지 그래왔듯 이번에도 음악으로 팬들과 소통하려 할 것이다.
음악 작업을 하는 동안에는 결코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서태지의 컴백 시기가 2012년 무렵으로 점쳐지고 있다. 새로 등장할 때마다 기대와 예상을 파격적으로 뛰어넘었던 그가 인간 정현철로서 들고 나올 9집 앨범을 지켜볼 만 하다.
[서태지. 사진 = 마이데일리DB]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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