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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적으로 한예슬 잘못, 근본적으론 KBS 잘못'
[마이데일리 = 함상범 기자] 사상 초유의 사태로 번진 '한예슬 사태'에 대한 한예슬과 KBS의 얘기중 누가 옳을까.
한예슬은 지난 14일부터 자신이 출연중인 KBS 2TV 월화드라마 '스파이 명월'의 촬영장을 이탈, 15일 급기야 미국 LA행 비행기를 탔고 "모든 것을 다 내려놨다. 후배들은 좋은 환경에서 드라마를 찍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하루만인 16일 소속사 싸이더스HQ를 통해 복귀 의사를 밝힌 뒤 17일 오후 5시 30분께 인천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여주인공인 그녀가 옴으로써 18일쯤 공개사과하고 촬영장에 복귀해 정리가 되는 듯한 분위기다. KBS가 한예슬 입국후에 촬영거부 사태에 대해 논의한 뒤 한예슬 복귀를 결정하겠다고 했지만, 여배우가 왔는데 이를 마다하고 드라마를 끝낼 리는 없다.
사태를 일으킨 장본인 한예슬은 17일 저녁 공항에서 취재진에 "이렇게 하지 않고서는 절대 (촬영 환경이) 개선 될 것이라 생각하지 않아 내린 결정이다. (촬영 거부는) 옳은 일이라고 믿고 싶다"는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이어 그는 "엄청난 스트레스와 두려움 속에 선택한 누군가는 이해해 줄 것이라 생각한다. 많은 비난을 예상하고 시작한 일이다. 하지만 다시 한 번 이쪽 종사자들이 뒤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정리하면 그는 촬영 거부와 현장 이탈은 살인적인 드라마 제작환경에 대해 총대를 멘 일종의 1인 시위였다는 것.
또 자신을 한예슬의 스타일리스트라고 밝힌 한 여성도 한예슬을 옹호했다. 그는 17일 오후 자신의 트위터에 "오랫동안 많은 스케줄을 함께한 나로서는 지금의 상황이 어이없다"고 밝히며 제작진이 3~4일 연속으로 밤을 새우게 했으며 인간으로서의 배려가 없었다고 제작진을 비난했다.
또 그는 "두달 동안 한예슬을 노예처럼 부려먹었다"면서 촬영 스태프 28인이 '한예슬 비행'을 지적한 '한예슬 사건의 전모' 성명서를 낸 데 대해 "어떠한 압력이나 그렇게 작성할 수 밖에 없었을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강현 EP는 한예슬이 오전 8시 30분 촬영에 8시간쯤 지난 오후 4시에 '굿모닝'이라고 말하며 나타났다는 상황를 전했다. 또 그는 그런 상황에서 스태프들이 불쾌해하자 자신이 왕따를 당하고 있다며 억지를 부렸다는 정황도 털어놨다. 이어 정성효 CP는 한예슬이 일정 및 대본 수정을 요구했고, 심지어 모 배우와 연기를 하기 싫다고 했다. 제작진은 그런 부분까지 배려를 해줬다.
여기에 촬영에 동참했던 한 스태프도 한예슬의 행동을 질책했다. '스파이명월' 스태프는 17일 자신의 트위터에 장문의 글을 남겼다. 그의 말에 따르면 한예슬은 촬영 세팅 후에 불러도 한참 기다리게 했고, 대역도 많이 썼으며, 스케줄도 한예슬에 맞춰서 진행했다.
그는 그래도 모든 것을 이해했다며 이유에 대해 한예슬이 또 현장에서 도망갈까 겁이 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그는 "프로의식을 갖고 일하는 스태프들 생각을 한 번만이라도 해달라"고 부탁했다.
또 드라마 제작환경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그는 "드라마 제작 현장이 이번 주에 찍어서 다음 주에 방송하거나 오늘 찍어 내일 방송하는 경우도 있다. 배우들이 초인적으로 해야한다. 이건 문제점이다"라며 지적했다.
더불어 드라마 한 관계자는 "1차적으로 한예슬이 잘못했다. 그를 용납할 수 없다. 하지만 그를 제대로 이끌지 못한 담당PD에도 문제가 있다. 한예슬이 잘못했다고는 여겨지지만 그의 입장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예슬 입국사진. 양동근, '스파이 명월' 포스터, 이순재(위로부터). 사진 = 마이데일리 DB, KBS 제공]
함상범 기자 kcabu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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