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하진 기자] SK 김성근 감독의 갑작스런 사퇴 표명에 SK 와이번스 팀 자체는 물론 야구계 전체가 술렁거렸다.
김성근 감독은 17일 삼성과의 홈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올해까지만 하고 그만둔다. 떠난다"라며 올시즌 종료 뒤 감독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이날 사퇴 표명은 최근 불거진 구단과의 재계약 문제가 결정적인 것으로 해석됐다.
김 감독의 사퇴에 대한 결정은 발표 직전까지 본인 외에는 아무도 몰랐다. 기자들에게 발표하기 전 민경삼 단장에게 전화를 걸어 사퇴 의사를 표했을 뿐 선수들은 물론 가족들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때문에 경기 직전 갑작스레 수장의 사퇴 의사를 접한 선수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경기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경기는 초반부터 삼성에게 일방적으로 끌려가는 양상을 보였다. 선발로 나선 게리 글로버는 박석민에게 3점 홈런, 최형우에게 만루 홈런을 얻어맞았다. 경기 도중 팬이 난입하는 등의 소동이 벌어지는 등의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SK는 손 쓸 틈도 없이 0-9로 대패했다.
올시즌 전반기만해도 에이스 김광현, 박경완 등 주전들의 전력 이탈로 지난 몇 년간 SK가 보여준 모습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서 김성근 감독은 다시 의지를 다졌다. 오히려 1위 후보로 SK가 빠져있는 것을 서운해하면서 "호락호락하게 물러나지는 않을 것"라는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주전들의 공백을 채워줄 선수들도 속속들이 나타났다. 김광현의 빈 자리를 엄정욱, 이영욱, 고든 등이 막아줬고 신고선수 출신 허웅이 안방 마님 역할을 해내고 있었다. 덕분에 SK는 후반기 들어 연승 행진을 이어나가며 2위 KIA와의 경기 차를 한 경기까지 좁혔다. SK의 선전으로 선두권 싸움이 끝까지 치열하게 벌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의 깜짝 사퇴 의사 표명으로 분위기가 달라지게 됐다. 갑작스런 소식을 전한 선수들이 충격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분위기는 성적과 직결된다.
김성근 감독은 2007년 SK에 부임 이후 2007, 2008, 2010시즌 우승 등 팀을 4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시키며 'SK 왕조'를 일궈냈다. 김성근 감독의 사퇴 결정으로 'SK 왕조'는 이제 어떻게 되는 것일까. SK가 남은 경기 동안 보여줄 모습이 프로야구 판도에도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야구계의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SK 김성근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DB]
김하진 기자 hajin0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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