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돌아보니 많은 것이 바뀌었다.
2011년. 프로야구 SK 와이번스를 약팀이라고 확언할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다. 2007년부터 4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으며 올시즌에도 줄곧 상위권에 올라있는 팀을 누가 약팀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시간을 5년 전으로 돌려보자. 2006년 8월 18일 SK의 순위는 몇 위였을까. 46승 50패 1무로 5위를 달리며 4위 KIA를 2.5경기차로 추격하고 있었다. 5위. 낮은 순위는 아니지만 지난 몇 년간의 SK를 생각한다면 왠지 어색한 순위다. 하지만 당시 현실이 그랬다. 결국 그 해 SK는 6위로 시즌을 마쳤다.
2000년 프로에 뛰어든 SK는 2003년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며 이른 시간 안에 약팀 이미지를 벗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2003년에 이어 2005년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2004년 5위, 2006년 6위 등 강팀이라고 하기에는 2% 부족한 모습이었다. 프런트조차 "우리가 우승 같은 것을 할 수 있을까요?"라고 말하는 등 패배의식에 젖어있었다.
때문에 2007시즌 SK가 초반 돌풍을 일으킬 때도 다른팀 팬들은 "6월이면 떨어질거야", "7월이면 떨어질거야"라고 말하고는 했다. 하지만 SK의 돌풍은 시즌 끝까지 이어졌고 결국 창단 첫 우승을 일궈냈다.
선수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현재 SK 선수들의 모습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근성있는 플레이다. 하지만 2006시즌 모습은 전혀 달랐다. 내야 땅볼을 치고 설렁설렁 걷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다.
이 모든 것을 바꾼 사람이 바로 김성근 감독이다. 그리고 5년이란 시간이 지난 사이 SK는 해태만이 단 한 번 기록한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성과를 이뤄냈다.
바뀐 것은 앞에 설명한 것이 전부가 아니다. 2006년까지만 하더라도 유망주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던 선수들이 지금은 리그 탑클래스의 선수로 성장했다.
'수비가 안돼 1루수로 전향했던' 최정은 리그 최고 수비력을 자랑하는 3루수로 자라났으며, 2003년 데뷔 이후 2006년까지 13승 13패 평균자책점 5.45였던 송은범은 2007년부터 올시즌까지 42승 21패 평균자책점 3.08을 기록 중이다.
공수주를 갖춘 외야수인 김강민과 박재상 역시 2007년 전후 성적을 살펴보면 같은 선수의 기록이 아닌 것처럼 보일 정도다. 이들 외에도 많은 선수들이 업그레이드되며 자신의 가치를 높였다.
덕분에 올시즌 SK 선수단 평균 연봉은 1억 1402만원으로 8개 구단 1위를 자랑한다. 문학구장 지하 주차장에는 수많은 외제차들이 널려있다.
이렇듯 5년간 SK의 많은 것을 바꿔놓은 김성근 감독이 팀을 떠난다고 밝혔다. 그가 떠나더라도 팀에는 여전히 그의 잔영이 있기에 많은 SK팬들은 2012년 문학구장 그라운드를 보면서 그를 그리워할 것 같다.
"내가 한 팀에서 5년이면 오래한 것 아닌가? 허허"라는 그의 말처럼 김성근과 SK가 함께한 시간이 결코 짧지 않기에 더욱 그럴듯 하다.
[사진=SK 김성근 감독]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