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종합
[마이데일리 = 강지훈 기자] 오는 27일 막을 올리는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우리 선수단에는 자칫하면 남의 잔치에 그칠 수도 있다. 세계적인 슈퍼스타들과 메달을 다툴 만한 경쟁력 있는 종목을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와중에서도 유일하게 메달을 기대하는 주인공이 있다. 남자 경보 20km의 간판 김현섭(26·삼성전자)이다.
김현섭은 주니어 시절부터 한국 경보의 역사를 완전히 새로 써왔다. 2004년 세계주니어육상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획득해 한국 경보 사상 처음으로 시상대에 올랐고 2007년에는 한국 선수 중 처음으로 20㎞ 경보에서 1시간20분대에 진입했다. 이듬해에는 한국 기록을 1시간19분대까지 단축했고 지난해와 올해도 연달아 한국 기록(1시간19분31초)을 경신하는 등 해가 갈수록 기량이 발전하고 있다.
국제무대에서도 김현섭의 활약상은 눈부시다. 2005년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챌린지 대회에서 8위에 올라 사상 처음으로 10위권에 올라섰고 같은해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도 사상 첫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6년에는 슬로바키아로 건너가 유럽육상연맹 대회에 참가, 경보의 본고장인 동유럽 선수들을 제치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올해 2월 미국 육상잡지 '트랙 & 필드'가 육상 각 종목 선수들의 지난해 기록을 비교한 세계 랭킹에서 한국 선수 중 가장 높은 3위에 뽑혔다.
하지만 여전히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첫 메달을 향한 도전은 험난하다. 김현섭의 한국 기록보다 1분 이상 빠른 1시간17-18분대 선수들이 여럿 이번 대회에 출전하기 때문. 특히 올 시즌 랭킹 1-3위를 독식하고 있는 왕젠, 추야페이, 첸딩 등 중국세를 넘어야 메달을 바라볼 수 있다.
그럼에도 김현섭의 메달을 기대할 수 있는 이유는 홈그라운드인 대구라는 입지 덕이다. 무덥고 건조한 대구 날씨에 동유럽 메달 후보들의 적응이 쉽지 않을 전망. 김현섭은 이미 지난달 초부터 강원도 고성에서 무더위 적응 훈련을 하면서 대구의 폭염과 싸울 준비를 충실히 해 왔다.
김현섭이 세계선수권대회 첫 메달이라는 신화에 도전하는 남자 경보 20km 결승은 28일 오전 9시에 열린다.
[김현섭. 사진제공 = 대한육상경기연맹]
강지훈 기자 jhoon@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