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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주영 기자] 하늘을 나는 '미녀새'가 다시 '여제'로의 귀환을 꿈꾸고 있다.
오는 27일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리는 가운데 30일 오후 7시5분 장대높이뛰기 결승전에 러시아의 '살아있는 전설' 옐리나 이신바예바(29)가 출전을 앞두고 있다. 지난 2003년 첫 세계신기록이었던 4m82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무려 27차례나 세계신기록을 세웠던 그가 이번에는 도전자의 자격으로 설욕전에 나선 것이다.
아무도 뛰어넘을 수 없었던 5m의 한계를 넘어 현재 세계최고 신기록인 5m6 기록의 주인공인 이신바예바에게도 2009년은 잊고 싶은 한해로 기억될 것이다. 이신바예바는 그해 7월 영국 런던서 열린 장대높이뛰기에 참가했으나 아나 로고프스카(30·폴란드)에게 밀려 2위에 그치며 체면을 구겼다. 최악의 사건은 그로부터 한달 뒤에 일어났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금메달을 포함해 수년간 적수가 없었을 정도로 각종 메이저 대회를 석권했던 그가 연속 세 차례나 바를 넘기지 못하고 쓸쓸히 짐을 싸고 만 것이다. 수년간 '장대높이뛰기 여제'로 군림했던 그로서는 쓸쓸함이 묻어난 퇴장이었다. 일주일 뒤 열렸던 스위스국제대회서 현 세계기록인 5m6 대기록을 작성하기도 했지만 이후 기복있는 경기력을 보이며 아직까지도 예전만큼의 명성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항상 그의 앞에 붙었던 수식어 '장대높이뛰기 여제'도 어느순간 '미녀새'로 바꿔져 있었다.
이신바예바가 물러나있던 왕좌의 자리는 현재 춘추전국시대 맞이한 상태다. 지난 7월 미국 뉴욕 대회에서 4m91로 올해 최고 기록을 수립했던 제니퍼 수(29·미국)를 비롯해 이신바예바가 참패를 맛봤던 2009년 베를린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아나 로고프스카(30·폴란드), 독일의 복병 마르티나 슈트루츠(30) 등이 정상의 자리를 놓고 다투고 있는 형국이다. 이신바예바의 올시즌 최고 기록은 지난 7월 모나코 다이아몬드대회서 작성한 4m76이다.
세계 최초로 5m의 벽을 넘으며 장대높이뛰기의 '여제'로 군림 했던 이신바예바. 그리고 '여제'에서 '미녀새'라는 달갑지 않은 수식어로 바뀌며 체면을 구겼던 지난 2년간의 주마등같은 시간, 이신바예바에게 이번 대회는 다시 '여제'라는 칭호를 되돌려받기 위한 무대가 된 것이다.
[이신바예바. 사진 = 마이데일리 DB]
김주영 juny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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