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세호 인턴기자] LG가 8위 넥센에 덜미를 잡히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난항을 겪고 있다. 전반기 마지막 3연전에서 넥센에 스윕패를 당하더니 이번에는 홈에서 넥센을 상대로 3경기를 모두 내주고 말았다. 넥센전 6연패를 기록했고 승률 5할에는 -5, 4위권과는 6.5경기차로 더 벌어졌다.
물론 아직 포기할 단계는 아니다. 하지만 LG의 포스트시즌 진출 성패와 무관하게 야구는 계속된다. 오늘의 패배가 내일 승리의 밑거름이 되는 것처럼 올 시즌의 쓰라린 경험이 다음 시즌의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래에 대비해 팀을 관리하는 모습도 필요하다.
LG 박종훈 감독은 25일 경기 전 “시즌이 끝날 때 어떤 결과를 내느냐가 중요하겠지만 시즌 후 더 발전하는 팀을 만드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음 시즌에 대한 희망을 키우고 싶다는 뜻이다.
그리고 비록 패했지만 LG는 작은 희망을 봤다.
지난 7월 11일 한화와의 트레이드로 영입한 유원상(25)이 LG 유니폼을 입고 등판한 두 번째 경기에서 호투를 펼쳤다. 선발 김광삼은 아웃 카운트 하나 만을 잡은 뒤 난타당해 결국 조기 강판됐다. 초반부터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3회에 유원상이 마운드에 올라 4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승부를 끌고 갔다.
이날 유원상은 140km 초반을 형성하는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를 다양하게 섞어 던지며 넥센 타자들을 돌려세웠다. 한화 시절 고질병이었던 높은 피안타율과 불안한 제구는 자취를 감추며 안정적으로 마운드를 지켜냈다. 4이닝 1피안타 1볼넷 1탈삼진. 두 번째 등판 만에 강한 인상을 심어주는 데 성공한 것이다.
유원상은 프로 입단 전부터 화제가 됐었다. 특급 우완투수로서 입단 당시 한화 역대 최고 계약금액인 5억5000만원을 받았다. 게다가 루키 시즌 2007년 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93을 기록했다. 조만간 한화엔 류현진·유원상의 막강 좌우 원투펀치가 탄생하는 듯싶었다.
그러나 이후 성장이 멈췄다. 팀은 꾸준히 그에게 선발 기회를 줬지만 2008년 5승 4패 평균자책점 4.66, 2009년 5승 10패 평균자책점 6.64, 그리고 지난해 5승 14패 평균자책점 5.50을 남기며 ‘만년 유망주’에 그치고 말았다. 결과도 좋지 않았지만 구위와 제구력에서도 에이스감이라 보기엔 부족했다.
그런 유원상에게 올 시즌 트레이드란 터닝포인트가 찾아왔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우천순연이 반복되면서 아직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현재까지는 불펜에서 희망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25일 패배 후 박종훈 감독은 “원상이는 잘 던졌다. 좋은 투수 하나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앞으로 유원상에게 보다 많은 기회가 찾아올 것이다. 그래서 유원상의 올 시즌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유원상이 ‘만년 유망주’란 꼬리표를 떼고 LG의 ‘희망’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LG 유원상. 사진 = LG 트윈스 제공]
윤세호 기자 drjose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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