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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주영 기자]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위대한 도전이 시작된다. 지구촌 축제, 그리고 스포츠의 아름다움을 엿볼 수 있는 가장 단편적인 드라마가 지금 우리 눈앞에 펼쳐지려 하고 있다.
다리가 없는 '블레이드 리너'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5·남아공)가 의족을 끼고 경기에 나선다. 또 시각장애인 '블라인드 러너' 제이슨 스미스(24·아일랜드)가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레이스에 임한다. 27일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시작되는 순간, 이들의 감동적인 도전도 함께 시작된다.
피스토리우스는 선천적으로 태어날 때부터 종아리뼈가 없이 태어났다. 결국, 생후 11개월 만에 무릎 아래를 절단하는 큰 수술을 받았다. 현재 육상 선수로 뛰고 있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상상할 수도 없는 끔찍한 수술이었다.
이후 그는 육상 선수로의 꿈을 위해 의족을 단 채 2004년부터 경기에 나섰다. 줄곧 장애인 대회에 출전했던 그는 비장애인 대회 출전을 염원하며 2008년 베이징올림픽 출전을 노렸다. 하지만 국제육상경기연맹(IAAF)가 제동을 걸었다. 의족이 경기 기록 단축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이유였다.
결국 베이징 올림픽의 꿈은 수포로 돌아갔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피스토리우스는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출전 금지가 부당하다는 이유로 제소를 해 끝내 이번 대구 대회에 출전한 것이다. 그는 28일 오전 11시45분에 열리는 남자 400m 1라운드 출전을 앞두고 있다.
피스토리우스에게 다리에 장애가 있었다면 스미스에게는 앞이 보이지 않는 문제가 있다. 그는 8살 때 망막의 신경 이상으로 시력이 손상되는 '스타가르트 병'에 걸려 시력의 대부분을 잃었다. 현재 스미스의 시력은 일반인의 6% 수준에 불과해 바로 앞에 사물도 구분하기 힘들 정도다. 특히 태양빛이 내리쬘 경우는 햇빛에 의해 사물을 분간하기가 더욱 어려워져 경기에 나설 때 항상 선글라스는 착용하고 경기에 임한다.
육상 경기는 트랙에 그어진 레인을 벗어날 경우 실격을 당한다. 선천적으로 시각 장애를 앓고 있는 스미스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끊임없는 반복 훈련을 했다. 이 와중에 실력 역시 일취월장했다. 그의 개인 최고 기록인 10초22는 아일랜드 신기록이자 한국 신기록인 10초23(김국영)보다도 앞선다.
'번개' 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와 함께 남자 100m에 출전하는 그는 이 외에도 남자200m와 400m에도 출전을 준비하고 있는 중이다. 100m와 달리 200m와 400m는 커브를 돌아야 한다. 시력의 장애가 있는 그로서는 기록과 함께 실격에도 주의해야 한다. 과연 그의 도전이 어떻게 될지 결말이 궁금해지고 있다.
[피스토리우스(위)와 스미스. 사진 = 마이데일리DB, gettyimageskorea/멀티비츠]
김주영 juny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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