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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지훈 기자]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최고의 스타 '라이트닝' 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의 하이라이트로 꼽힌 남자 100m 결승이 볼트의 실격으로 허무하게 끝나면서 '1스트라이크 아웃'인 현재 부정출발 규정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는 지난해 1월 1일 이후 열린 각종 대회에서 단 한 번만 선수가 부정출발을 하더라도 곧바로 실격처리하도록 스타트 규정을 강화했다. 이전까지는 한 번 부정출발은 허용했고 두번째 부정출발을 범한 선수가 실격 처리됐었다.
규정이 강화된 까닭은 한 번의 부정출발을 눈 감아주면 전략적으로 경쟁자의 리듬을 깨기 위해 부정출발이 악용된다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올림픽이나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 메이저 이벤트에서 이 규정이 적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처음으로 적용하자마자 슈퍼스타 볼트가 희생양이 되면서 '1스트라이크 아웃'의 현 규정이 지나치게 가혹하다는 의견도 다시 고개를 들게 됐다.
아들의 우승을 보기 위해 대구를 찾은 볼트의 아버지 웰즐리 볼트는 주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부정출발 규정을 이해할 수 없다. 하지만 규정이 정해져 있는데 내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나"라고 불만을 터트렸다.
남자 100m에서 동메달을 딴 백전노장 킴 콜린스(세인트 키츠 앤드 네비스)도 "부정출발을 한 번 정도는 봐주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규정 회귀 쪽에 무게를 실었다.
그러나 선수의 집중력 문제이지 규정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는 의견도 많다. 100m 금메달리스트인 요한 블레이크(자메이카)는 "볼트가 먼저 앞서 나가려다 실수한 것 같다"고 말했고 은메달을 목에 건 월터 딕스(미국) 역시 "관중 소음은 없었다. 경기는 한결같이 진행됐다"며 외부 요인이 아닌 흥분과 집중력 저하 등 선수 개인의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볼트처럼 실격으로 트랙을 제대로 밟아보지도 못한 남자 100m 한국기록 보유자 김국영(안양시청)도 "욕심을 부리다 성급하게 튀어 나간 것 같다"고 자책했다. 결국 부정출발 규정을 바꾸는 것보다 선수 자신이 고도의 집중력을 유지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사진 = 우사인 볼트]
강지훈 기자 jho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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