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세호 인턴기자] 두산의 외국인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30)가 30일 한화전에서 두 자릿수 승을 향한 네 번째 도전에 나선다.
올 시즌 전 우승 후보 0순위로 손꼽히던 두산. 그러나 두산은 5월부터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며 2003년 이후 처음으로 루징 시즌(승률 5할 이하)을 보낼 위기에 놓였다.
대부분의 예상이 허무하게 빗나가며 비롯된 결과였다. 지난해 팀 홈런 149개를 기록했던 타선의 위력은 사라졌고 올해도 선발 로테이션 구성에 실패했다. 몇 년 동안 불펜의 힘으로 선발 공백을 메워왔지만 올 시즌은 불펜 필승조 모두가 부상과 부진 등의 이유로 한 번 이상 팀을 이탈했다.
예상이 적중한 부분도 있다. 선발 원투펀치로 내세웠던 니퍼트-김선우는 시즌 내내 분투하며 두산 마운드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비록 부족한 타선 지원으로 다승 부분 선두에는 멀어졌지만 두 우완투수는 에이스다운 호투를 펼치는 중이다.
특히 니퍼트의 활약은 눈부시다. 2007시즌 MVP를 수상한 리오스 이후 두산 최고의 선발 투수라 여겨질 정도다. 니퍼트는 29일 기준으로 평균자책점 2.85로 KIA 윤석민에 이어 2위, 퀄리티스타트 플러스(7이닝 3자책점 이하) 부분 10회는 KIA 윤석민, 로페즈와 함께 공동 선두다.
203cm의 신장을 살려 높은 타점에서 내리꽂는 150km를 상회하는 직구와 수준급의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구사하는 니퍼트는 득점권 피안타율 .202를 마크할 만큼 위기에서 더욱 강해진다. 우승을 노리고 야심차게 영입한 외국인 에이스가 팀의 고전 속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몫을 다해내고 있는 것이다.
돌아보면 지난 두 경기 부진은 단순한 구위저하보다는 지금까지 보여줬던 날카로운 집중력이 무뎌진 듯한 모습이었다. 19일 한화전에선 3회와 4회 2아웃까지 잡아놓고 실점을 허용했고 24일 SK를 상대로는 시즌 처음으로 한 경기 홈런 두 방을 얻어맞았다. 물론 이전까지 7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할 만큼 유난히 페이스가 좋았고 다소 주춤할 시기가 찾아온 것일 수도 있다.
그리고 30일 니퍼트는 다시 한화 타선과 선발투수 안승민을 상대로 네 번째 10승 도전에 나선다.
지난 6월 18일, 그리고 8월 19일에 이어 안승민과는 세 번째 선발대결. 단순히 수치만 놓고 보면 니퍼트의 10승 달성 가능성은 높다. 올 시즌 두산 타선은 안승민을 상대로 11이닝동안 14점을 뽑아냈다. 니퍼트 입장에선 타선의 지원을 기대할만하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안심하기는 이르다. 6월 18일 첫 번째 대결에서 니퍼트는 6이닝동안 한 점만을 허용하며 2⅔이닝 6실점을 기록한 안승민에게 완승을 거뒀지만 지난 19일에는 안승민이 6이닝 3실점으로 호투하며 7이닝 5실점한 니퍼트에게 우위를 점했다. 니퍼트가 한화를 상대로 평균자책점 4.15, 득점권 피안타율 .333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도 이번 10승 도전이 마냥 쉽지만은 않게 한다.
외국인 투수에게 승수란 매우 중요하다. 대부분의 외국인 투수가 승수와 비례하는 샤이닝보너스 계약을 맺는다. 남은 시즌을 치르는 데에 있어 심리적인 면에서도 두 자릿수 승을 거둔 것과 한 자릿수 승에 머물고 있는 것의 차이는 클 수 있다.
물론 그렇다고 니퍼트가 자신의 승리만을 쫓으며 스스로 무너질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 이닝을 마친 후 항상 동료 선수들을 기다리며 하이파이브를 하고 호투의 원인을 야수들의 수비라 치켜세우는 모습에서 니퍼트는 고독한 에이스이기 보다는 동료들과 함께 호흡하는 팀플레이어다.
우승에 대한 기대가 실망과 아쉬움으로 뒤바뀐 두산의 2011년. 그 속에서 희망을 전하고 있는 에이스 니퍼트가 네 번의 도전 끝에 10승을 달성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19일 한화전에서 투구하는 니퍼트(첫 번째 사진). 19일 한화전에서 4회 2실점한 니퍼트의 모습(두 번째 사진).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세호 기자 drjose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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