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유정 인턴기자] 정규시즌 후반기 2위 싸움이 한낮의 태양만큼이나 뜨겁다. KIA·롯데·SK로 이어지는 2위부터 4위까지가 1~1.5게임차 밖에 나지 않으니 '자고 일어나면 순위가 바뀐다'라는 말이 결코 과장은 아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지난 주말 광주 SK전을 스윕시리즈로 장식하며 정규시즌 후반기 터닝포인트로 삼으려는 KIA가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을지 그 행보가 궁금하다.
▲ 돌아오는 부상병들 경기감각 회복력이 변수
정규시즌 전반기를 1위로 마쳤던 KIA가 주전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으로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다. 부상 전까지 KIA의 테이블세터로서 팀 공격력에 물꼬를 터줬던 김선빈이 지난 5일 넥센 알드리지의 타구에 맞아 코뼈와 윗잇몸뼈가 골절되면서 6주 진단을 받았다. 이를 시작으로 최희섭(7월 26일, 오른쪽 엄지발가락 미세골절상), 김상현(7월 29일 광대뼈 함몰), 이범호(8월 7일 오른쪽 허벅지 근육 파열) 등 부상 선수들이 속출했다. 여기에 남아 있는 선수들까지 타격부진을 겪으면서 KIA는 '엎친데 덮친격'이 됐다. 페넌트레이스 후반기 시작인 지난달 26일부터 이번달 28일까지 12승 18패로 처참한 성적표다.
하지만 최근 부상선수들이 복귀하면서 KIA가 순위싸움에 막판 스퍼트를 올리고 있다. 지난 27일 광주 SK전에서 김선빈과 김상현이 부상 복귀 후 나란히 펜스를 넘기는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고 부진했던 이용규 마저도 방망이의 위엄을 되찾고 있다.
물론 변수는 있다. 부상에서 돌아온 선수들이 얼마만큼 꾸준히 해내느냐다. 김선빈은 이미 합격점을 받은 상태지만 올 시즌 부상 전부터 기복이 있는 모습을 보였던 김상현과 1군에 올라온 지 2경기 만에 허리통증으로 타석에 오를 수 없는 최희섭이 문제다. 복귀 예정인 이범호의 부상 부위인 햄스트링은 재발가능성이 높고 타격시 힘을 많이 받는 곳이기에 부상전 물올랐던 타격감을 회복할지가 관건이다.
▲적은 경기수, 마운드 운용의 산소 호흡기 된다
시즌 초반 KIA는 8개 구단 가운데 마운드가 가장 강력한 팀이었다. 윤석민-로페즈-트레비스-양현종-서재응으로 이어지는 선발진과 6선발의 후보로 거론돼왔던 김희걸,박경태 여기에 손영민, 곽정철, 유동훈, 심동섭 등 든든한 불펜진들이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KIA 투수진들은 여의치 않았다. 정규시즌 전반기 승수 쌓기 바빴던 KIA의 원투펀치가 8월에 들어 흔들리기 시작했다. 로페즈는 늑연골 염증부종으로 엔트리에서 제외 됐고, 윤석민은 지난 5일 문학 SK전과 12일 대구 삼성전에서 연달아 패전의 멍에를 썼다. 여기에 불펜진들의 컨디션 난조로 뒷문이 활짝 열리는 경우가 많았다.
더구나 '움직이는 돔구장'이라고 불릴 만큼 비를 피해다녔던 KIA는 8개 구단 중 가장 많은 경기(117경기)를 치루면서 투수들의 어깨에 피로감이 가득했다.
하지만 많은 경기를 치뤘기에 좋은 점도 있다. 바로 마운드 운용의 효율성을 극대화 할 수 있다는 것. 8월, 2패의 쓰라린 아픔을 경험했던 윤석민이 지난 21일 목동 넥센전과 27일 광주 SK전에 선발 등판해 2연승의 가도를 달렸다. 여기에 지난 28일 광주 SK전에 구원 등판한 로페즈는 4이닝 동안 1피안타 1볼넷 무실점을 기록하고 승리를 따내면서 다승왕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선발에서 부진을 겪던 양현종은 불펜에 가세하면서 KIA 마운드에는 힘이 될 전망이다.
슬슬 좋은 컨디션을 찾아가는 투수들의 어깨에 맞춰 경기 수도 가장 많이 남은 넥센과 두산의 절반인 16경기여서 일주일에 평균적으로 3~4경기만을 치루면 되는 KIA는 마운드 운용을 효과적으로 가져갈 수 있다.
KIA 조범현 감독도 "필요 할 때는 윤석민, 로페즈 할 것 없이 불펜에 투입시킬 예정이다" 라고 언급 한바 있어 남은 정규시즌 경기에서 KIA의 유동적인 마운드 운용을 볼 수 있을 예정이다.
'비온 뒤 땅이 굳어지듯' 페넌트레이스 후반기에 들어 전력이탈로 고전을 겪었던 KIA가 16경기를 남겨둔 지금, 단단해진 전력을 바탕으로 순위싸움의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위쪽 좌측부터 KIA 나지완 최희섭 김상현, 아래쪽 좌측부터 트레비스 윤석민 양현종 로페즈. 사진 = KIA 타이거즈 제공]
김유정 kyj765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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