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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주영 기자] 개막 3일째를 맞고 있는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여러 가지 악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세계신기록이 하나도 없고, 국내 선수들은 메달은 커녕 준결승 진출조차 가물에 콩나듯 하며, 또 표는 많이 팔렸는데 관객이 없다는 것. 또한 사람 안나간 경기장에 불을 끄는 등 대회운영도 엉망이란 지적까지 나왔다. 아직 6일이 남았지만 4대 악재로 폐막까지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암운이 보인다.
우선 세계신기록이 없다. 지난 27일 여자 마라톤을 시작으로 29일까지 14개의 금메달이 주인을 찾아갔다. 하지만, 아직까지 세계신기록은 물론 대회신기록조차 나오지 않고 있다. 대회조직위는 단거리 육상 기록 단축과 기록 경신을 위해 지난해말 18억원이라는 예산을 들여 '신기록 제조기'란 별칭까지 붙은 파란색의 몬드트랙을 깔았지만, 효과는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기대했던 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마저 부정출발로 실격되는 등 불운까지 겹치고 있는 중이다. 여기에 올시즌 남자 100m 최고기록 보유자인 아사파 포웰(29·자메이카)과 미국의 육상 간판 타이슨 게이(29·미국) 등이 부상으로 경기 출전을 포기했다. 그나마 대회에 참가하는 여자높이뛰기의 블랑카 블라시치(28·크로아티아)는 부상의 몸을 이끌고 힘겹게 대회에 출전 중이다.
덩달아 한국 대표팀의 성적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당초 한국 대표팀은 10-10(10개 종목 10명의 결선 진출자)진입을 목표로 내걸었으나 힘을 내지 못하고 있는 중이다. 내심 10위권 이내 진입을 노렸던 첫날 여자 마라톤은 모두 30위권을 맴돌았고, 기대했던 남자 100m의 김국영(20·안양시청)은 어처구니없는 부정출발로 뛰어보지도 못했다.
유일하게 메달을 노렸던 김현섭(26·삼성전자) 역시 세계의 벽에 부딪히며 6위에 그쳤다. 이번 대회서 한국이 노메달에 그칠 경우, 스웨덴과 캐나다에 이어 역대 세번째로 '노메달 개최국'이라는 달갑지 않은 기록의 주인공으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또한 관객몰이 실패로 경기장 열기가 기존 타 대회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기록저하도 텅텅 빈 스타디움에서의 경기가 선수들의 의욕을 저하시키기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당초 이번 대회는 1년간의 예매기간을 통해 만석 대비 약 98%의 판매율을 보였다. 그동안 열렸던 그 어떤 대회에 견줘도 될만한 압도적인 판매기록이다. 하지만 그 대부분이 기업체 등 기관들을 통한 단체관람표라 관객으로 올 확률은 반도 안된다는 통계다. 비록 볼트가 실격했지만 이번 대회 하이라이트인 남자 100m 경기가 열렸던 28일 오후에도 경기장 곳곳이 비어있었다.
98%에 육박하는 판매율 중 80%가 넘는 약 35만여 석(전체 45만3962석)은 개인이 아닌 기업이나 기관 등 단체에서 구매한 표였고, 조직위는 대회 직전까지 사표 방지를 위해 공문을 띄워 각 기관에 협조를 부탁했지만 실제 입장률은 예매율과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경기 운영의 묘도 아쉬움을 낳고 있다. 대회 운영위는 첫날 마라톤에서 국제적인 망신을 당했다. 출발선상에서 매끄럽지 않은 경기 진행으로 선수들이 엉키면서 출발을 두 번이나 했다. 이날 마라톤 출발 신호는 출발 총성과 함께 종소리가 함께 울리기로 돼있었다. 하지만, 종이 울렸음에도 총성 소리가 울리지 않아 선수들이 제각각 움직여 일대 혼란을 야기시켰다. 경기 진행의 미숙함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출발했던 선수들이 제자리로 돌아오는 중에 출발 총성이 뒤늦게 울렸다. 대기하고 있던 선수들이 다시 출발을 하면서 아수라장이 될 뻔했다.
또한 경기장 스타디움에서 늦은 밤 기사를 송고하고 있는 내외신 기자들이 있는데도 대회운영 요원들이 출입구를 몇번씩이나 닫아놔 불만을 사기도 했다.
[(위부터) 볼트-김국영-대구스타디움. 사진 = 대구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주영 juny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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