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하진 기자] 믿었던 고든마저 무너졌다. 그렇지 않아도 힘든 SK가 선발진 붕괴로 더 큰 위기를 맞게 됐다.
이만수 SK 감독대행은 8월 31일 "엄정욱이 일주일 동안은 던지지 못할 것 같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엄정욱은 전날 문학 LG전에서 3회 오른손 엄지 손가락에 물집이 잡히며 교체됐다. 평소 엄정욱은 자주 엄지 손가락에 물집이 잡혔다. 하지만 이 감독대행에겐 이런 습관성 물집이 그토록 원망스러울 수 없었다.
이만수 감독대행은 "지금 제일 잘 던지는 사람이 내 마음을 아프게 하네"라며 심경을 표했다. 앞서 이 감독대행은 "고정 선발은 브라이언 고든과 엄정욱, 두 명으로 간다"라고 계획을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엄정욱까지 전력에서 빠지게 된 것이다. 때문에 잔여 경기들에 대한 부담도 컸다.
"투수와 야수가 좋으면 게임수가 많은 것은 괜찮다. 하지만 지금 상황으로서는 부담스럽다. 이것을 잘 꾸려나가는게 감독의 일이다"고 애써 마음을 다잡은 이 감독대행은 "중간 투수의 과부하가 걱정스럽다"라며 이어지는 걱정에 표정이 어두워졌다. 선발진이 무너지면서 중간 계투가 40개 이상을 넘게 던지게 되면 습관이 안 되서 힘이 든다는 것이다.
가장 큰 예로 지난 8월 28일 광주 KIA전을 들었다. 이날 이승호(등번호 20번)을 선발로 올리는 수를 썼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이 감독대행은 "중간계투에서 해줬던 만큼 했으면 하는 기대가 있었는데 역시 선발 투수가 어렵구나라는 느낌이 들었다"라고 전했다.
결국 이날 경기에서 고든도 무너졌다. 이날 LG를 상대로 6이닝 7피안타 1볼넷 5탈삼진 3실점(3자책)을 기록한 고든은 나름 호투했지만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하고 패전의 멍에를 썼다. SK는 5연패 수렁에 빠지게 됐다.
이만수 감독대행은 이제 1일 선발로 나오는 이승호(등번호 37번)에 실낱 같은 희망을 걸 수 밖에 없다. 이승호는 구위 저하로 지난달 12일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쉬다가 올라와서 오래는 못 갈 듯하지만 5회만 던져줘도 너무 고맙겠다"며 말한 이 감독대행의 바람을 이승호가 들어줄 수 있을까.
[SK 엄정욱과 이만수 감독대행. 사진 = 마이데일리DB]
김하진 기자 hajin0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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