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하진 기자] 롯데 자이언츠의 이대호는 자신이 기록을 세운 날일지라도 팀이 지면 기뻐하지 않는다. 그의 수훈 선수 인터뷰의 단골 멘트가 "이기는 경기에서 기록을 세워서 기쁘다"인만큼 팀의 성적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런 이대호는 팀의 후배에 대한 사랑도 대단하다.
2일 LG 트윈스와의 원정경기가 열리는 잠실구장. 롯데 문규현은 자신의 배트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이날 경기 전 양승호 감독은 "팀이 상승세를 타게 된 터닝포인트는 바로 문규현이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시즌 초 타율 1할대였던 문규현이 7월에는 4할에 육박하는 타격감을 자랑하며 하위타선으로서의 활약을 보였던 것이다.
하지만 문규현은 이 같은 맹타의 비결을 선배 이대호의 공으로 돌렸다. 문규현은 "6월말 사직 KIA전에서 (이)대호 형이 KIA 이용규에게 배트를 얻어다줬다. 내가 원래 그런거 달라고 하는 성격이 아닌 걸 알고 그런 것 같다. 그때 하도 타격감이 안 좋으니까 방망이를 얻어다주면서 잘 치라고 했다"라고 전했다. 후배 문규현이 타격감 부진에 빠지자 이대호가 손수 다른 팀 선수인 이용규에게서 방망이를 가져다 준 것이다.
이대호의 덕을 본 선수는 문규현 뿐만이 아니다. 양종민도 스프링 캠프 때 이대호의 조언을 들었다. 양종민은 "이대호 선배가 연습할 때 100%로 스윙하지 않는다고 그러셨다. 연습 때 제대로 하지 않으면 시합 때도 제 실력이 나오지 않는다고 그랬다. 조언을 받고 그 뒤부터는 100%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이랬던 이대호는 2일 경기에서 2루타 3개를 쳐내며 불방망이를 과시했다. 이날 3회 좌전 2루타, 5회 중전 2루타, 7회 우전 2루타로 여러 방향으로 고루 2루타를 쳐낸 이대호는 지난 2005년 4월 29일 잠실 LG전 이후 두번째로 이 같은 기록을 세우게됐다.
6년전 기록이지만 본인도 생생히 기억할 만큼 값진 기록이었다. 또한 이대호는 3타수 3안타 1득점 1타점 1볼넷으로 타율을 .348까지 올리며 타율, 최다안타(145개), 타점(90점) 3개부문에 1위로 이름을 올리게됐다.
경기 후 이대호는 "한 경기 2루타 3개 기록에 대해서는 사실 놀랍다"며 본인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욕심 안 부리고 볼의 코스가 잘 빠져서 안타로 연결된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이어 "부상 부위는 아직 통증이 남아있지만 괜찮다"며 "우리팀이 2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역시나 팀의 성적을 중요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이대호는 "타격 부문 타이틀은 아직 신경 쓸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될 수 있는 한 전광판은 안 보려고 노력한다"며 "굳이 그 중에 욕심 있는 것을 꼽자면 100타점을 기록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욕심을 내비쳤다.
[롯데 이대호. 사진 = 마이데일리DB]
김하진 기자 hajin0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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