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유정 인턴기자] '2008시즌 제리 로이스터 감독 롯데 자이언츠 부임 첫해 8년 만에 팀 준플레이오프 진출', '2011시즌 양승호 감독 부임 첫 해 1079일 만에 팀 2위 자리 수성'
롯데 자이언츠에 몸을 담았거나 현재 담고 있는 두 감독의 공통점은 부임 첫해 괄목할 만한 좋은 성적을 냈다는 것이다.
올 시즌 전반기 부진으로 4강 싸움을 뒷짐 지고 바라봤던 롯데가 후반기에 들어 무서운 기세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달에만 23경기에서 16승 7패, 팀 타율도 .303으로 8개 구단 가운데 단연 손꼽힌다. 이에 롯데는 지난 1일 1079일 만에 2위 자리를 수성하는 저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런 롯데 상승세의 중심에는 양승호 감독이 있다.
양승호 감독은 부상으로 일찍이 선수생활을 마감지은 후 OB 베어스에서는 처음으로 원정 전력분석원으로 프런트 생활을 했고 1군과 2군을 오가며 장기간 동안 코치로 지내기도 했다. 2006년엔 LG 트윈스 감독대행을, 2007년부터 4년 동안 고려대 사령탑으로 있었다. 이후 롯데에 감독으로 부임해 로이스터 감독의 잔해를 지우고 자신의 색깔을 입혔다.
양승호 감독이 팀을 상승세의 가도에 올려두기까지 결코 쉽지만은 않았다.
양 감독은 "(시즌) 초에 성적이 부진 할 때는 경기 지고 밖에 나가기가 두려웠다"며 "경기장 밖에서 입에도 담지 못할 욕을 듣기도 하고, 사퇴하라는 압박도 받았다. 극성팬들은 핸드폰으로까지 연락을 했다"며 쓴웃음을 지으며 고충을 토로했다.
하지만 양승호 감독은 자신에게 쏟아지는 비난들을 유머화하며 웃어넘길 줄 아는 대인배의 면모를 지녔다. 또 그는 성적에 상관없이 선수들에게 항상 즐겁게 야구를 하라고 주문한다.
정규시즌 후반기에 들어 양 감독은 부임 첫 해라는 것이 무색할 정도로 선수들을 잘 이끌어나가고 있다. 덩달아 팀 성적도 좋아져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에 한걸음 다가섰다.
양승호 감독이 부임 첫해 부담감을 딛고 좋은 성적을 내는 걸 보고 있노라면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바로 2007년 11월부터 2010년까지 롯데의 수장으로 있었던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다.
로이스터 감독이 부임하고 맞이한 2008시즌 프로야구에서 롯데는 단연 빛났다. 롯데는 8년 만에 가을야구(정규리그 3위)를 했고, 13년 만의 한국 프로야구 최다 관중 500만 돌파 일등공신 노릇을 했다. 아쉽게도 준플레이오프에서 삼성에게 내리 3연패 당하며 무릎을 꿇긴 했지만 롯데 팬들에게 2008년을 잊을 수 없는 최고의 한해였다. 이에 팬들은 로이스터 감독에게 '부산의 히딩크'라는 애칭을 붙여줬고, 명예시민증을 선물하기도 했다.
좋은 성적을 내기까지 로이스터 감독에게도 위기는 있었다. 그해 7월 중순 주장 정수근이 음주 폭행 사건으로 무기한 실격 처분을 받으면서 팀 분위기가 찬물을 끼얹은 듯 가라앉았다. 여기에 7월말 팀 성적까지 5위로 추락하면서 어려움을 맞이했다. 이에 로이스터 감독은 전반기 막바지에서 올림픽 휴식기까지 조성환을 중심으로 팀 재정비에 나섰다. 그의 노력에 부흥이라도 하듯 롯데는 후반기 초 팀 창단 최다 연승인 11연승을 내리 달리는 저력을 선보였다.
롯데 부임 첫해, 시즌 초 어려움을 딛고 자신만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팀에게 최고의 한해를 선물한 두 감독에게 좋은 성적은 덤이 아닌 노력의 산물일 것이다. 로이스터 감독의 시대는 과거형이지만, 양승호 감독의 시대는 현재진행형이다. 올 시즌 양승호 감독 지휘 아래 롯데가 19년 만에 한국시리즈 승기를 거머쥘지 귀추가 주목된다.
[롯데 로이스터 전 감독과 양승호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DB]
김유정 kyj765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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