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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연예인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행사가 뭔 줄 아세요. 바로 세무서 행사입니다. 연예인들이 아무리 바빠도 세무서에서 홍보대사나 1일 명예민원봉사실장으로 참석을 요청하면 만사 제치고 참석합니다. 연예인들이 자신들의 수입과 관련한 세금을 의식한 부분도 있습니다.”
한 스타 연예인이 세무서의 전시성 행사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참석하는 연예인의 속내를 이야기하면서 한 말입니다. 홍보대사나 명예실장은 그 취지에 어울려야하는 사람을 선정하는 것이 당연한 것인데 이번에는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참 우스운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바로 세무서의 1일 명예민원봉사실장으로 나섰던 우리 사회에 고액 수입자군으로 분류되는 스타 연예인들이 탈세 혹은 탈루의혹으로 세무조사를 받아 거액을 추징당한 사건이 바로 그것입니다.
국민MC이자 예능스타인 강호동이 5일 탈루의혹으로 세무조사를 받아 수억원을 추징당한 사실이 보도돼 적지 않은 충격을 줬습니다. 강호동 소속사는 보도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5일 소속사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5일 오전 언론 보도를 통해 좋지 않은 일로 팬 여러분께 걱정과 우려를 낳게 된 점, 먼저 사과 드린다. 강호동은 최근 국세청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받은 결과 수억원대의 추징금을 부과 받았다. 강호동은 추징된 세금을 충실히 납부할 것이다. 이유와 과정이 어찌 됐든 강호동을 사랑하는 팬, 나아가 국민 여러분께 우려의 시선을 받은 점 다시 한번 사과 드린다”고 세금과 관련한 추징금 부과 사실을 인정하고 이에 대한 사과를 했습니다.
강호동에 이어 톱스타 김아중 역시 소득탈루와 관련한 거액의 추징금이 부과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줬다. 국세청은 과소 신고한 2007~2009년분 세금을 내라고 김아중에게 통보하면서 수억원의 추징금을 부과했다. 국세청은 김아중이 지난 4년간 소득액 중 일부를 신고 누락하는 등의 세금 탈루 혐의를 포착, 최근 세무조사에 들어갔고 거액의 추징금을 부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두 톱스타에 대한 국세청의 거액의 추징금 부과사실 자체만으로 대중에게 적지 않은 실망을 주었습니다. 연예인 특히 스타들은 자신들이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간에 대중에게 규범적 모델 역할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규범에 어긋난 불법이나 탈법, 사회적 물의를 일으킬 때 비판과 비난이 일반인에 비해 엄청납니다.
강호동과 김아중에 대한 국세청의 세금과 관련한 거액의 과징금 부과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이 쏟아진 것도 이 때문입니다. 그리고 강호동과 김아중 같은 스타들은 일반 직장인과 비교과 안될 만큼 엄청난 수입을 올리고 있는 상황인데 탈세의혹이 불거졌으니 꼬박꼬박 정직하게 세금을 내는 직장인들 눈에는 좋게 보일 리 만무합니다.
더욱이 이 두 스타는 세무서의 1일 명예민원봉사실장을 했습니다. 강호동은 2009년 3월4일 서울 강남세무서에서 열린 ‘43회 납세자의 날’ 행사에서 ‘1일 명예민원봉사실장’으로 위촉돼 하루 동안 구민들의 민원을 받았습니다. 김아중 역시 지난 2007년 3월4일 서울 동대문세무서에서 열린 ‘제41회 납세자의 날’ 행사에서 ‘1일 명예 민원봉사실장’나서 “많은 사람들이 부자가 돼 세금을 많이 냈으면 좋겠다”라는 말까지 했습니다.
아마 국세청에서 대중에게 큰 영향력 있는 스타들을 명예민원실장으로 내세워 충실히 납세의무를 수행하자는 메시지를 국민에게 전달하고자 했을 겁니다. 그런데 정작 명예민원봉사실장으로 나선 강호동과 김아중이 불미스러운 과징금 추징을 당했습니다. 참 황당한 일이지요.
연예인들은 홍보대사나 명예직을 수행할 때 최소한 그 취지에 부합하는 진정성을 보여야 찬사를 받고 인정을 받습니다. 만약 이번 일처럼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지면 문제의 스타에 대한 대중의 비판과 비난은 배가 될 것입니다. 아울러 국세청을 비롯한 각종 단체들이 이번 기회에 홍보대사 등을 정할 때에는 인기보다는 행사나 활동 취지에 진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사람들을 선정하는 노력도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통해 거액의 추징금이 부과된 강호동과 김아중. 사진=마이데일리 사진DB]
배국남 대중문화전문 기자 knba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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