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하진 기자] 7일 목동구장은 장효조 삼성 2군 감독의 별세 소식에 다소 숙연했다.
넥센 김시진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고인에 대한 추억을 떠올렸다. 김 감독은 "삼성에 있을 때 같은 아파트에 살았다. 당시 선수들끼리 경기 없는 쉬는 날 한 선수 집에 다같이 모여서 고스톱하고 술 마시고 야식도 먹고 그랬다. 그런 다음에는 다른 사람 집에 가서 놀고 그랬다. 안 친해질 수가 없다"라고 전했다.
또한 김 감독은 장효조 감독을 "최고의 타자였다"라면서 "아파트에 방 하나를 방망이 보관실로 만들어서 햇빛을 완전히 차단한 다음에 벽에 방망이를 걸어두고 숙성시켰다. 그러고 최적의 상태의 방망이를 가지고 나갔다"며 '타격 전설'의 비법을 전하기도 했다.
이날 넥센 덕아웃을 찾은 하일성 해설위원도 김 감독의 말에 맞장구쳤다. 하 위원은 "장효조가 안 치면 무조건 볼이다. 선구안이 그만큼 좋은 것이다. 타격이 선천적으로 타고나야 한다는 것을 보여줬다. 야구를 진짜 잘한것이다"라며 동의했다.
SK 이만수 감독대행도 이에 합세했다. 넥센 덕아웃으로 넘어와 김 감독과 감독실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다시 SK 덕아웃으로 돌아온 이 대행은 "너무 오랜시간을 함께 한 선배라 잊혀지지 않는다"며 심경을 전했다.
이어 "대학교 1학년 때 장효조 선배에게 맞은 적이 있다. 당시 열심히 안 한다고 그랬던 것 같다. 너무 세게 맞아서 엉덩이가 말려가는 느낌이었다"면서도 "아침에 그 생각이 들었는데 그리웠다"며 착잡한 심경을 감추지 못했다.
이 대행도 고인에 대한 추억이 많았다. 남들보다 늦은 중학교 1학년 때 야구를 시작했다던 이 대행은 새벽 5시에 장효조를 찾아가서 야구를 알려달라고 조르기도 했다. 당시에는 새벽에 선배를 깨웠다는 이유로 혼쭐이 났지만 이조차도 그리운 추억이었다.
한번 추억을 떠올리다보니 새록새록 다른 기억도 떠올랐다. 이 대행은 이번엔 장효조의 차를 타봤던 당시도 생각이 났다. 한국 최고의 음향 시설을 갖춘 선배의 차를 타 봤던 당시의 심경을 '너무 좋았다'라고 표했다.
여기에 이 대행은 김시진 감독과 짜기라도 한 듯 "내가 봐도 대한민국 최고의 천재다"라고 전했다. 이에 한 취재진이 '장효조가 유독 장명부(삼미)에게는 약했지 않았나'라고 물었다. 이 물음에 이 대행은 "그런가"라며 되물으면서도 "그럼 두 분이서 위에서 시합하시겠네"라며 그 모습을 머릿속에 그려본 듯 살짝 미소지었다.
[故 장효조 삼성 2군 감독, 넥센 김시진 감독(아랫사진 왼쪽)-SK 이만수 감독대행. 사진 = 마이데일리DB]
김하진 기자 hajin0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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