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유정 인턴기자] 뜨거운 햇살이 내리 쬐는 7일 잠실구장 그라운드 위, 땀이 범벅인 채로 묵묵히 훈련에 임하고 있는 선수가 있었다. 지난 1일 확대 엔트리에 맞춰 125일 만에 1군 무대를 밟은 두산 베어스 베테랑 임재철이다.
"1군은 밥맛부터가 다르다"고 환하게 웃는 임재철의 얼굴에서 땀방울이 흘렀다. 올해로 프로에 11년째 몸을 담고 있는 그는 2005년 .310의 타율(336타수 104안타 30타점)을 기록하며 팀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기여했으며, 그동안 공·수에서 자신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선수였다.
임재철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올 시즌을 위한 준비를 많이 했었다"며 "하지만 준비한 만큼 제대로 그라운드 위에서 뛰질 못해 아쉽기만 하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4월 27일 왼 발목 통증으로 인해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고, 재활군에서 수술 없이 통증완화를 기다리다 계속되는 통증으로 결국 지난달 20일 수술대에 올랐다. 그의 병명은 발목 관절 충돌 증후군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재철은 수술과 재활을 거친 후 8월 18일 2군 경기에 출장해 1타수 1안타 1홈런 2타점을 올린 바 있다.
이에 임재철은 "사실 8월말 중순정도에 1군에 올라올 예정이었다. 근데 수술한 반대쪽 다리에 통증이 오면서 예상대로 1군에 복귀하지 못했다"며 "조금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1군에 올라와 기분은 좋다"고 말했다.
두산은 임재철 1군 말소 전인 시즌 초반 2위를 달리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이내 팀 성적은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고 급기야 김경문 감독이 팀 성적 부진으로 감독직을 사퇴하는 등 힘든 나날을 보냈다.
멀리서 이런 상황을 지켜만 봐야했던 그의 마음은 어땠을까. 그는 "1군에서 말소 될 때 후배들에게 '내가 돌아올 때까지 4위안에는 무조건 들어있어야 한다. 그 밑으로 나가면 안된다'고 말했었다"며 "근데 점점 성적이 안 좋아져서 지켜보는 내가 다 미안하고 마음이 아팠다"라고 팀 고참으로서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을 드러냈다.
1군 무대에 발을 들인지 일주일이 지난 지금까지 아직 제대로 경기를 뛰지 못한 임재철은 "빨리 경기를 뛰고 싶어서 몸이 근질거린다"며 "요즘은 컨디션도 좋다. 경기에 나가지 않고 있어 타격감을 잃지 않으려고 웨이트 훈련이며 밸런스 조절도 열심히 하고 있다"며 웃어보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팀이 요즘 성적이 좋아서 덩달아 나까지 기분이 좋다"며 "경기장에 나가고 싶은 마음보다 팀이 잘되길 바라는 마음이 크기 때문에 벤츠에 있더라도 항상 후배들을 격려해주고 힘이 돼주고 싶다"는 말을 남겼다.
두산은 임재철이 1군 엔트리에 포함된 지난 1일 잠실 넥센전 이후 5연승 가도를 달리며 무섭게 상승세를 타고 있다.
[두산 임재철. 사진 = 마이데일리 DB]
김유정 kyj765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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