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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 수면과 무수면이 공존하는 시간, 밤 10시에는 특별함이 있다. TV에서는 요일마다 각기 다른 드라마가 방송되고, 어떤 이들은 이미 잠자리에 들기도 한다.
디지털에 익숙해진 현대 시대에 멀어진 것들이 많다. 정성스럽게 설레임을 잔뜩 담아 썼던 손편지, 이제는 마니아들의 세상이 돼 버린 라디오가 그것들이다. 라디오에는 아날로그에 대한 로망이 있다. 여전히 손편지가 오가는 곳이 바로 라디오다.
수많은 시간대 중 밤 10시 방송 3사 FM에는 각기 개성이 다른 DJ들이 청취자들과 소통한다. KBS 쿨 FM은 5년이 넘는 시간동안 청취자와 함께해온 '슈퍼주니어의 키스 더 라디오'가, MBC FM4U는 이제는 트레이드 마크가 된 '잘자요'를 속삭이는 '음악도시 성시경입니다', SBS 파워 FM은 '교회 오빠'에서 '동네 오빠'로 이미지를 탈바꿈한 DJ계의 샛별 '이석훈의 텐텐클럽'이 전파를 타고 있다.
공중에 떠다니는 전파에 사람의 목소리를, 감정을 실어 여러사람들과 공유한다는 점에서 라디오는 사실 참으로 재밌는 매체라 할 수 있다. 또 딱딱한 문자와 이메일들이 익숙해졌지만 라디오에는 여전히 손편지가 오간다. 정성스레 손으로 쓴 편지는 라디오 DJ의 목소리를 통해 다시 태어나며, 이런 저런 사연을 듣고 있는 청취자들은 모두 다른 곳에 있지만 한 방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만든다.
그렇다면 여전히 라디오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슈퍼주니어의 키스 더 라디오' 연출은 맡고 있는 김민정 PD는 "라디오는 감성과 감성을 연결시켜주는 매체이다. 오롯이 소리로 모든 것을 전달하고 서로의 감성을 공유한다. 내가 가지고 있는 감정을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있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는 것이 라디오만의 특징이다"고 설명했다.
또 보이는 라디오가 보편화된 시점에서 세 프로그램 중 오롯이 듣는 라디오만 진행하고 있는 '음악도시 성시경입니다'의 김정관 PD는 "우리는 듣는 라디오만 진행한다. DJ 성시경씨도 듣는 라디오를 좋아하고, 라디오의 매력는 듣는것에 있기 때문이다"고 라디오의 매력을 말했다.
이번 라디오 기획을 준비한 기자가 생각하는 라디오의 마지막 매력을 새람의 재발견이다.(보이는 라디오가 있긴 하지만 라디오는 일단 듣는 매체라는 것을 전제로 깔고 이야기 하겠다) 모션과 표정 등이 함께 보이는 TV와는 다르게 라디오는 몇초의 정적만 흘러도 방송사고가 난다. 다시 말해 마이크 앞에 앉아 있는 DJ에 100% 집중하게 된다는 말이 된다.
DJ들의 일거수 일투족이 청취자들의 관심사가 되는 것이고, 그만큼 한 사람에 대한 '탐구'가 이뤄진다. 또 매일 전파를 타는 라디오의 특성상 DJ들은 자신을 일명 '방송용'으로 포장하기는 무척이나 힘든일이 된다. 방송용이 아닌, 진짜의 모습을 보여주게 되면 그것은 청취자들로 하여금 또 다른 매력점으로 다가오기 마련이다.
현재 '이석훈의 텐텐클럽'을 진행중인 이석훈은 SG워너비로 투입됐을때만 해도 착한 남자의 대명사 '교회오빠' 이미지가 강했다. 반듯한 외모에서 풍겨오는 바른 생활 이미지는 이석훈을 20대 청년의 이성훈이 아닌, 연예인 이석훈으로 포장했다. 하지만 라디오 DJ로 활동하길 5개월, '텐텐클럽'의 한혜진 작가는 그를 두로 "좀 놀 줄 아는 교회오빠"라고 표현했다.
또 평소 '남자들의 적'이라 불리우며 수많은 여성팬을 거느리고 있던 성시경은 라디오를 통해 남성스러움과 털털함이 드러나며 남성 팬들까지 섭렵하기에 이르렀다. 라디오를 통해 나오는 성시경의 매력은 바로 꾸미지 않은 털털함이다. 일반인보다 더 일반인스러운 차림새와 "아 외로워" "아 배고파"를 전신 읊조리는 성시경은 '옆집 오빠' 혹은 '옆집 형'같이 가까운 존재가 돼 있는 것이다.
[성시경, 이석훈, 이특-은혁(위부터). 사진 = MBC, SBS, KBS 제공]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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