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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세금 관련된 것은 제 불찰이고 제 잘못입니다. 그로 인한 국민들의 실망과 분노를 지금도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연예인이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TV를 통해 행복과 웃음을 드려야 하는 것이 제 의무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뻔뻔하게 TV에 나와 웃고 떠들 수 있겠습니까. 제 얼굴을 본들 시청자 여러분들이 어찌 마음 편하게 웃을 수 있겠습니까. 강호동은 이 사건 이후로 잠정 은퇴를 하겠습니다. 현재 출연중인 프로그램들은 제작진과 상의해 피해가 없는 적절한 시점에 하차토록 하겠습니다.”
9일 오후 6시 서울 마포구 가든 호텔 무궁화홀에서 진행된 긴급 기자회견에서 눈시울을 적시며 연예계 잠정은퇴를 선언한 강호동을 보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충격과 함께 안타까움을 표했습니다. 기자회견장에 참석한 기자들조차도 잠정은퇴를 선언할 줄은 몰랐습니다.
불과 4일만이었습니다. 지난 5일 한 매체가 ‘국세청 강호동씨 세무조사 수십억 추징’ 이라는 기사가 나온 지 4일 만에 최고의 예능 톱스타 강호동은 연예인에게 사형과 같은 활동중단이라는 극약처방을 스스로에게 내렸습니다.
천하장사에 오르는 등 씨름계를 정복한 강호동은 1993년 연예계에 데뷔한 이후 꾸준한 인기를 얻어 최고의 예능 스타로 부상했습니다. 그는 끝없는 노력과 철저한 자기관리, 끊임없는 공부와 연구로 연예계의 최정상에 올랐습니다. 유재석과 함께 한국 예능계를 양분하며 최고 인기를 얻어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최고의 톱스타로 자리를 굳혔을 뿐만 아니라 철저한 관리로 건강하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해 남녀노소 좋아하는 국민 MC로 우뚝 섰습니다.
스포츠 스타로서 최고의 자리에 올랐지만 연예계에 데뷔한 이후 늘 온몸을 던지며 최선을 다하는 자세로 임해 제작진과 시청자 모두에게 찬사를 받았고 급변하는 예능 트렌드를 이끌었을 뿐만 아니라 시청자의 변화하는 취향과 기호에 부응하며 큰 웃음을 줬습니다. 프로그램에 위기가 봉착했을 때에는 자신을 희생하며 프로그램을 살렸고 동료 연예인들이 힘들어하면 버팀목 역할을 해주며 예능감 회복을 도와줬습니다.
이런 강호동의 존재로 인해 한국 예능 프로그램의 지평이 확대되고 예능계가 진일보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강호동은 선두에서 예능 트렌드를 이끌어 주류 트렌드로 자리 잡게 했을 뿐만 아니라 천부적인 자질과 놀라우리만치 치열한 노력으로 한국 예능 프로그램의 질적 도약을 이끄는 원동력 역할을 했습니다.
그런 그가 세금문제로 연예계에서 잠정 은퇴한다는 것만으로 방송연예계의 큰 손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강호동의 잠정은퇴 선언 충격파가 큰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과연 이번 세금 논란이 강호동의 활동중단이라는 상황까지 몰고 올 것이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세금관련 보도가 있은 지 4일 만에 강호동이 연예계 잠정은퇴선언을 하게 한 것은 무엇일까에 대한 말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10여년 넘게 강호동을 만나고 지켜보면서 그가 잘못이나 실수를 변명이나 합리화로 돌파하는 모습을 단 한번도 본적이 없습니다.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깨끗하게 인정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늘 강호동은 보여왔고 무엇보다 철저한 자기관리로 구설수에 오르는 일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번 세금문제로 대중의 비판을 받으면서 강호동 다운 모습으로 일을 처리했습니다.
국민의 사랑을 받는‘1박2일’하차의사 표명에 따른 강호동에 대한 반감이 고조된 상황이 세금문제와 맞물리면서 대중의 비판 여론이 더욱 고조된 것도 이번 강호동의 충격적인 선택을 하게 만든 원인으로 작용했습니다.
그리고 일반인이 상상하기 힘든 엄청난 수입을 올리면서 세금을 적게 낸 일부 기업가, 정치인, 스타 등에 대한 불공정성에 대한 반감을 가진 일부 사람들이 강호동을 타깃으로 일시에 비난을 쏟아낸 것 역시 강호동이 견디기 힘들었을 겁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세금문제와 관련된 사실무근의 악성루머를 계속 확대재생산 시킨 일부 사람들과 강호동을 범법자 취급을 한 사람들 그리고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추측성기사를 쏟아내며 여론재판에 편승한 일부 매체 역시 강호동의 연예계 활동 중단에 직간접적으로 작용했습니다.
강호동은 분명 범법자가 아닌데도 범죄자 취급을 한 매체와 사람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통상적으로 국세청이나 세무서는 사기, 이중장부 작성 등 기타 부정한 행위 등 고의적으로 세금을 탈루했을 경우 범법행위로 검찰에 고발하게 되고 검찰이 기소해 유죄판결을 받으면 조세범이 되는 것입니다. 만약 세무신고상의 착오나 장부기재 금액을 누락했을 경우에는 세금을 적게 낸 부분에 대해 세금을 추징하는 조치를 내리는데 이는 고의성이 적거나 범죄로 보기 어려울 경우에 이뤄지는 조치입니다. 강호동은 이 경우에 속했는데도 일방적인 범죄자로 몰아간 마녀사냥식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이러한 것들이 총체적으로 영향을 미쳐 강호동은 스스로에게 극약처방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세금문제로 인해 연예계 잠정은퇴 선언을 하고 있는 강호동. 사진=마이데일리 사진DB]
배국남 대중문화전문 기자 knba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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