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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일본 개그맨 마스야 키톤의 아사다 마오 흉내에 박수를 치며 환호한 것은 적절치 못했다.
지난 12일 KBS 2TV '코미디 한일전'에서 마스야 키톤은 일본 피겨 선수 아사다 마오가 트리플 엑셀을 할 때의 표정을 우스꽝스럽게 흉내 냈다. 빠른 턴 동작으로 인해 얼굴 표정이 일그러지는 것을 마스야 키톤은 다소 과장된 표정으로 묘사했다. 이에 스튜디오에 있던 관객들은 박수를 쳤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들었다.
하지만 이 장면은 아무리 일본 개그맨에 의한 일본 피겨 선수 흉내라지만 시청하기 불편했다. 아사다 마오를 폄훼하려는 의도가 다분했기 때문이다. 피겨 동작에 집중한 아사다 마오 선수의 표정 변화를 저급한 웃음거리로 만들었다. 대체 왜 마스야 키톤이 이 같은 개그를 만들어 냈고, 그것을 또 한국 TV프로그램에서 보여줬는지 이해할 수 없다
일부 네티즌들은 웃자고 한 개그를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 없다고 한다. 그러나 만약 한국 개그맨이 일본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김연아 선수의 얼굴 표정을 우스꽝스럽게 연출했다면 우리도 즐겁게 웃지만은 못했을 게 뻔하다.
특히 마스야 키톤의 개그도 문제였지만 그것에 관객들이 박수와 환호를 보내는 장면도 큰 문제였다. 일본인들의 감정을 자극하기 충분한 장면이었다. 관객들 역시 마스야 키톤의 개그가 아사다 마오를 웃음거리로 만든 것을 알면서 박수친 것 아닌가? 만약 일본 관객들이 김연아 표정 흉내에 환호하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들었다면, 한국에선 해당 일본 프로그램을 향해 상상할 수도 없는 비난이 쏟아졌을 것이다.
마스야 키톤의 개그와 이에 환호한 관객, 그리고 이를 그대로 내보낸 방송 모두 일본 아사다 마오 선수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다. 만약 이를 전혀 문제될 것 없다고 생각한다면, 반대로 일본 TV 프로그램에서 한국 개그맨이 김연아 선수의 표정을 웃음거리로 만들고 일본인들이 환호해도 우리는 결코 문제 삼을 수 없게 되는 셈이다.
[일본 개그맨 마스야 키톤의 아사다 마오 흉내. 사진 = KBS 2TV 화면 캡쳐]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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