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어려운 과정 속에 이뤄낸 결과였기에 더욱 값진 10승이다.
'괴물' 류현진(한화)이 6년 연속 10승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류현진은 17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3피안타 6탈삼진 3사사구 2실점(비자책)을 기록하며 팀의 8-2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류현진은 2006년 데뷔 이후 한 시즌도 빠짐없이 두 자리수 승리를 기록하게 됐다.
그렇다면 류현진의 6년 연속 10승은 얼마나 대단한 기록이며 그 의미는 무엇인지 살펴본다.
▲ 류현진 이전까지 단 6명만이 달성한 대기록
6년 연속 10승 기록을 살펴보면 프로야구의 역사가 보인다. 류현진 이전까지 이강철(해태·10년 연속), 정민철(한화·8년 연속), 김시진(삼성·6년 연속), 선동열(해태·6년 연속), 정민태(현대·6년 연속), 다니엘 리오스(두산·6년 연속)만이 이를 달성했다. 그야말로 프로야구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선수들이다.
류현진 역시 6년 연속 10승을 달성한 이후 이러한 부분에 대해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대선배님들의 기록을 쫓아가서 기쁘다"고 말문을 연 류현진은 "7년 연속 두 자리 승수를 달성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제는 이강철과 정민철만이 오른 고지에 도전하는 류현진이다.
▲ 데뷔 이후 선발로만 10승을 거둔 것은 정민철 코치에 이어 두 번째
류현진의 6년 연속 10승이 더욱 의미있는 것은 6년간 거둔 88승 중 87승을 선발 등판해 거둔 것이라는 점이다. 운이 따를 경우 ⅓이닝만 던진 뒤에도 승리투수가 될 수 있는 불펜투수와 달리 선발투수의 경우 승리투수가 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5이닝 이상을 던진 가운데 팀이 앞선 상황에서 내려와야 하며, 이후에도 경기가 동점조차 되면 안되기 때문이다.
또 데뷔 이후 10승을 거둔 다는 것도 무척 어려운 일이다. 여기에 신인 때 잘한다하더라도 '2년차 징크스'가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류현진은 이 모든 어려운 조건들을 다 이겨냈다. 류현진은 데뷔 이후 6년간 선발투수로만 10승 이상을 거두게 됐다.
류현진 이전까지 이를 달성한 선수는 단 한 명이다. 한 때는 선배로, 현재는 소속팀의 코치를 맡고 있는 정민철이 주인공이다. 류현진이 10승을 달성한 직후 만난 정 코치는 이 기록에 대해 "그래요? 기분 안 좋은데?"라고 웃으며 농담을 건네면서도 이내 "나 역시 기쁘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 부상 딛고 17차례 선발 등판만에 10승
2004년 배영수(삼성)와 2005년 손민한(롯데)은 그 해 MVP를 수상한 투수들이다. 그 시즌 뿐만 아니라 이들은 소속팀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연일 상대 타자를 제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6년 연속 10승 명단에 이름이 없다. 부상에 발목을 잡힌 탓이다.
류현진 역시 올시즌 부상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2006년 데뷔 이후 쉴 새 없이 달려온 그이기에 어찌보면 이는 당연한 결과일 수 있다. 그럼에도 류현진은 '당연한' 부상을 딛고 '당연히' 10승을 달성했다. 모순되는 '당연함' 속에 거둔 10승이기에 더욱 뜻깊다.
시즌 중반부터 류현진은 1군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는 날이 많아졌다. 등 근육통에 가벼운 어깨 통증까지 겹치며 전열에서 이탈했다. 그가 1군 엔트리에서 두 번 말소된 것은 데뷔 이후 처음이다. 올스타전 역시 부상으로 나서지 못했다.
때문에 올시즌 류현진의 선발 등판수는 17경기 밖에 되지 않는다. 단 17차례 선발 등판에서 10승을 거둔 것이다. 선발 등판수는 28위에 불과하지만 선발로 거둔 승수는 10위에 해당한다. 아쉬움도 남는 2011시즌이지만 류현진의 위력을 알려주는 올시즌이기도 하다.
[사진=한화 류현진]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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