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종합
[마이데일리 = 강지훈 기자] 고려대와 연세대의 정기 대항전인 '고연전(연고전)'을 앞두고, 연세대 응원단이 호남 비하 뉘앙스가 들어간 현수막을 내걸었다가 논란이 일자 철거하는 해프닝을 빚었다.
연세대 응원단 '아카라카'는 17일 오후 2시께 서울 신촌로터리에서 연세대 정문 사이 약 500m 거리의 왕복 2차선 도로에 7-8m 간격으로 연세대를 응원하는 현수막 수십여개를 설치했다.
이들 현수막은 똑같이 연세대의 상징색인 파란색 바탕에 흰색 글씨로 만들어졌는데 문제가 된 현수막은 이 가운데 하나로, '오오미 슨상님 시방 고대라 하셨소?'라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
'오오미 슨상님 시방 ○○라고 하셨소'라는 표현은 최근 인터넷에서 놀라움을 나타낼 때 많이 사용하는 일종의 유행어로, 이 현수막의 표면적인 뜻은 '어이쿠 여보세요, 지금 고대라고 했어요?'다.
하지만 '오오미'는 호남 사투리인 감탄사 '오메'를 희화화한 표현이고, '슨상님' 역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호남인들의 애정어린 호칭을 우스꽝스럽게 따라한 것인 만큼, 실제 뜻과 무관하게 문장 자체가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맹목적으로 따르는(슨상님) 촌스러운(오오미) 호남인'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논란이 일었다.
논란이 가열되자 결국 연세대 응원단은 두 시간만인 오후 4시께 문제의 현수막을 철거한 뒤 공식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리고 "연고전 분위기 조성을 위해 다양한 인용구와 인터넷 용어로 현수막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실수가 발생했다. 특정 지역이나 인물을 비하하려고 한 것이 아니었다"고 사과했다.
[사진 = 연대응원단이 홈페이지에 올린 사과문]
강지훈 기자 jhoon@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