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유정 인턴기자] KIA 타이거즈 차일목이 18일 광주 LG 트윈스전 끝내기 만루 홈런으로 7-3, 팀 승리의 일등공신 노릇을 했다면 이날 경기의 숨은 훈장은 따로 있다. 바로 마운드 위에서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해낸 투수 서재응이다.
이날 서재응은 6⅓이닝 동안 8피안타 3실점했다. 1회초 잠시 흔들리면서 3실점했지만 이후 마운드 위에서 안정을 되찾으며 호투를 선보였다. 특히 2·4·5회에 LG 타자들을 삼자범퇴 시키는 저력을 선보였다. 최고 구속 146km짜리 직구와 슬라이더(122~129km), 포크볼(131~134km), 체인지업(116~121km) 등 다양한 변화구를 앞세워 LG 타자들을 꽁꽁 묶어냈다. 하지만 그는 좋은 피칭내용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게도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하면서 승과 연을 맺지 못했다.
서재응은 19일 현재까지 올 시즌 28경기 출장했다. 그의 출장 경기 수는 팀 내에서 불펜 투수들을 제쳐두고 선발진 가운데 가장 많다.
그는 "시즌 중반에 팀 불펜이 안정되지 못해서 중간계투나 불펜진으로 경기를 나섰다. 보직이 변경되면서 선발로 맞춰 뒀던 밸런스가 많이 무너져 이후 고생을 많이 했다. 하지만 후반기에 들어 다시 페이스를 찾아 좋은 투구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사실 서재응이 선발로만 뛰었다면 그의 올해 목표였던 10승을 벌써 채우고도 남았겠지만, 불펜을 오락가락하면서 팀이 7경기를 남겨두고 있는 지금 8승(8패 2세이브 1홀드 평균 자책점 4.27)에 머무르고 있다. 더구나 팀이 연패를 달리고 있을 때 마운드에 올라 위기 속에서 팀을 구해냈다. 지난 10일과 11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이틀연속 등판을 자청해 팀 승리를 이끌기도 했다.
서재응은 "어깨와 팔꿈치 부상으로 2년간 힘든 시간들을 보내고 개인적으로 만족할 만한 성적을 내지 못해서 아쉬웠다. 한국에 와서 항상 10승을 목표로 삼고 있다. 작년엔 안타깝게도 9승에 만족해야만 했다"며 "올 시즌도 10승을 바라고 있었는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호탕하게 웃어 보였다.
이어 그는 "비록 성적에 대해선 아쉬움이 남지만, 만약 다시 시즌 초와 같은 상황이 온다면 또 그런 선택(불펜진 보직 변경)을 할 것이다. 야구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닌 팀플레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팀이 이기고 있든 지고 있든 항시 벤치에서 바쁜 사람은 서재응이다. 그는 언제나 팀 동료들을 독려하고 힘을 주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에 '나이스 가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그는 "나는 야구라는 운동이 너무 좋다. 내가 좋아하는 야구를 하면서 돈을 버는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힘든 일이 있거나 어려운 일이 있어도 야구를 하고 있다는 것 자체에 감사하고 또 항상 즐겁게 하려고 한다"며 '나이스 가이'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줬다.
마지막으로 서재응은 "팀이 안 좋을 때나 좋을 때나 항상 팀에게 힘이 되고 싶고 후배들에게 좋은 선배가 되고 싶다"며 "올 시즌 개인적으로 10승 달성도 하고 싶은 욕심이 있지만 무엇보다 팀이 우승을 했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전했다.
'다시 태어나도 야구를 할 것'이라는 말을 할 정도로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팀을 사랑하는 서재응은 KIA에게 있어 없어서는 안 될 감초 같은 존재다.
[KIA 서재응. 사진 = KIA 타이거즈 제공]
김유정 kyj765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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