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4.5% '딸기아이스크림', 왜 호평 쏟아지나?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딸기 아이스크림'에 쏟아지는 반응이 뜨겁다.

18일 밤 방송된 KBS 2TV 드라마스페셜 '딸기 아이스크림'(극본 하무수 연출 지병헌)은 3년된 연인 준경(엄현경 분)과 기정(김영훈 분)의 가슴 아픈 사랑을 감각적인 영상으로 그려냈다.

사내커플인 준경과 기정은 3년간 애틋한 사랑을 키워왔지만, 준경은 기정과의 3주년 기념일에 버스정류장 앞에서 이별을 통보하게 됐다. 이에 기정은 그 사실을 믿을 수 없어 몇 번이나 진심인지 물었지만 준경은 확고했다.

결국 기정이 타는 48번 버스가 정류장에 들어섰고, 기정은 준경에게 "나 진짜 이거 타고 가?"라고 물었다. 준경은 아무 대답 없었다. 기정은 자신을 붙잡지 않은 준경을 뒤로 하고 버스에 올랐다.

하지만 그것이 기정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기정이 탄 48번 버스가 큰 교통사고를 당해 승객 모두가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기정이 죽지 않았을 것이라 믿고 싶던 준경은 어느날 기정으로부터 문자메시지를 받게 됐다. 죽은 줄 알았던 기정의 문자메시지에 준경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그 문자메시지는 실제로 기정이 보낸 것이 아니었다. 모든 사실을 알게 된 준경은 기정과의 지난 추억을 회상하며 기정이 자신에게 쏟은 사랑의 진심을 깨닫고 큰 슬픔에 빠졌다. 그렇지만 준경은 기정의 사랑을 가슴 속에 품고 다시 일어섰고, 기정과 자주 함께 먹었던 딸기 아이스크림을 바라보며 드라마는 마쳤다.

'딸기 아이스크림'은 19일 시청률조사회사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전국기준 4.5%의 낮은 시청률에 그쳤다. 하지만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누구 하나 빠지지 않고 호평을 쏟아내고 있다. 드라마스페셜 게시판에도 '딸기 아이스크림'에 감동 받았다는 시청자들의 글이 쇄도하고 있다.

이같은 반응은 막장 드라마가 주를 이루는 현재의 드라마 풍토에서 '딸기 아이스크림'이 순수한 사랑을 자극적이지 않고 담담하게 그려냈기 때문으로 보인다. '딸기 아이스크림'은 현재와 과거를 수시로 오가며 준경과 기정이 쌓은 추억을 시청자들과 공유했다. 이에 시청자들도 마치 자신이 준경이 되고, 기정이 된 것 처럼 드라마에 몰입했고, 안타까운 결말에 함께 눈물 지었다.

한 시청자는 "이 드라마를 보면서 옆에 있는 사람을 더욱 더 마지막인 것처럼 사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란 감상평을 남겼다. 또 다른 시청자는 "남자친구와 저의 관계에 대해서 진지하게 시간을 두고 생각해 보던 중이었는데, 이 드라마를 보게 됐네요"라며 "보는 내내 눈물 나고, 가슴이 먹먹한게 소중함을 느끼게 해주는 드라마였어요. 한 발이라도 늦으면 평생 후회할 것 같은 마음이 들어서 바로 남자친구한테 전화했네요"라며 '딸기 아이스크림'에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

특히 '딸기 아이스크림'은 엄현경과 김영훈의 자연스러운 연인 연기와 마치 영화처럼 세련된 영상미가 더해져 더 큰 호응을 이끌어 냈다. 비록 4.5%의 낮은 시청률이었지만 '딸기 아이스크림'의 등장은 불륜과 이혼, 폭력 등이 아무렇지 않게 다뤄지는 수많은 드라마 사이에서 작지만 의미있는 충격이었다.

[엄현경(위)과 김영훈. 사진 = KBS 2TV 화면 캡쳐]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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