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그동안 겪어온 야구 인생도, 그리고 앞으로 걸어갈 인생도 다르지만 이숭용은 그들을 떠올렸다. 아니, 떠올릴 수 밖에 없었다.
'영원한 캡틴' 이숭용은 지난 18일 삼성과의 경기를 마지막으로 18년간의 정든 그라운드를 떠났다. 이날 경기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이숭용은 은퇴식에 앞서 여러가지 말들을 풀어 놓았다. 이 자리에서 그는 이종범(KIA)과 양준혁(SBS ESPN 해설위원), 그리고 송지만(넥센)을 언급했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이숭용과 전혀 연관이 없을 것만 같던 인물들. 하지만 2011년, 이숭용은 그들의 이름을 떠올렸다. 왜일까.
▲ 이숭용, 은퇴식에서 이종범-양준혁,송지만을 떠올린 이유는?
이숭용은 전날 삼성 포수 진갑용과 만난 이야기를 전하면서 "(진)갑용이가 '감회가 새로워요'라고 하더라. 같이 나이가 들어가면 그런 마음들을 공유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숭용이 같은팀 소속인 송지만은 물론이고 이종범과 양준혁을 떠올린 것도 같은 맥락이었을 것이다.
우선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양신' 양준혁에 대해서는 미안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숭용은 "(양)준혁이 형에게 미안한 감정이 있다"며 "지난해 은퇴를 선언했을 때 형에게 '수고했다'는 말 한 마디를 하지 못한 것이 지금도 미안함으로 남아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후배들에게 고마움도 표했다. 그는 "나랑 아무런 연관도 없는 다른팀 후배들이 '수고했다'고 말해주는데 고마웠다"고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어 이숭용은 지난해 열린 양준혁의 은퇴식을 보면서 다양한 감정을 느꼈다고도 덧붙였다. "은퇴식에서 김광현이 준혁이형을 상대로 삼진 3개를 뽑아내더라. '아, 이래서 프로는 냉정하구나'라고 느끼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래서 매력있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1970년생으로 프로야구 최고령 선수인 이종범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오랜 시간 선수생활을 이어갔으면 하는 마음을 전했다. 이숭용은 "그동안 (이)종범이 형이 (지금까지 선수 생활을 하기 위해서) 얼마나 힘들고 많은 일들과 싸워야 했을까 생각해 본다"며 "앞으로도 오랫동안 선수생활을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자신이 은퇴하며 팀내 최고령 선수(1973년생)가 된 송지만에 대해서도 비슷한 감정이었다. 그는 "(송)지만이도 원없이 야구를 하고 명예롭게 은퇴했으면 좋겠다. 충분히 그럴 자질이 있다. 45살까지도 할 수 있는 선수다"라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비록 공통점보다 차이점을 찾는 것이 훨씬 빠른 이들 관계지만 '세월'이란 시간 속에 그들은 어느 순간 같은 마음을 공유하고 있었다.
[사진=지난 18일 은퇴식을 가진 이숭용]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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