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경민 기자]또 한편의 야구영화가 탄생할 줄만 알았다.
영화 ‘투혼’은 그 실체를 드러내기 전까진 주연 김주혁의 야구선수 변신이 화제였다. 홍보사 또한 149승에 최고구속 161km의 괴물투수의 재기 과정이라는 식으로, ‘투혼’의 포인트를 ‘야구’ 자체에 맞춘 것도 사실.
사실 ‘투혼’은 롯데 자이언츠라는 특정구단의 간판투수지만 현실은 망나니인 윤도훈(김주혁 분)이 아내 오유란(김선아 분)의 내조로 재기하게 되는 휴먼 스포츠 드라마를 예상케 했다.
찰리 신이 주연한 만년 꼴찌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우승팀이 되는 ‘메이저리그’와 ‘투혼’은 많은 부분이 겹친 것도 사실. 하지만 22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투혼’은 윤도훈과 오유란을 중심으로 한 눈물을 유발하는 휴먼 드라마였다.
야구가 필수 조건이 아닌 단순히 배경 그 자체로 작용했을 뿐, 불치병이 걸린 아내 오유란을 위해 남편 윤도훈이 변해가는 그 모습을 담담하게 그린 슬픈 영화였다.
기실 스포츠 영화라면 끈끈한 운동선수들 간의 우정이 중심을 이룬다. 하지만 ‘투혼’은 윤도훈 개인과 가족사를 중심으로 진행되기에 스포츠 물이라 볼 수도 없는게 사실. 박진감 넘치는 야구 장면을 예상하고 극장을 찾는 야구팬이라면 ‘투혼’은 잘못된 선택.
하지만 드라마 만을 놓고 봤을 때 ‘투혼’은 잘 만든 작품이다. 우선 김주혁이 무뚝뚝하지만 속은 따뜻한 부산 남자로 변신해 아내인 김선아와 가족을 대하는 장면은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김주혁과 김선아의 연기와 조연 박철민에 아역들의 연기는 ‘투혼’에 관객들이 몰입하기에 충분한 조건을 선사한다.
하지만 상투적인 스토리는 아쉬움이 든다. 망나니 남편이 아내의 불치병을 알고 개과천선한다는 스토리는 이전에도 수도 없이 차용된 바 있다.
배급사인 롯데엔터테인먼트와 삼성라이온즈의 지원을 받아 마산구장을 배경으로 상대팀을 삼성으로 맞아서 사실성을 주고자 했지만, 김주혁을 제외한 조연들의 야구선수로의 모습은 현 프로야구 선수의 그것과 달리 왜소하기만 해 리얼리티를 떨어뜨린다.
‘주유소 습격사건’, ‘신라의 달밤’ 등을 연출했던 김상진 감독의 10번째 작품이지만, 그가 전작들에서 선보였던 블랙코미디와 유머는 전 연령관람가라는 족쇄에 잡혀서 일까? 지나치게 착한 영화를 만들고자 해서일까? 찾아 볼 수 없었다.
‘투혼’은 2시간 좀 넘는 러닝타임 내내 관객을 몰입하게 할 수 있는 작품임은 분명하다. 영화설명에 나온 것 처럼 부인 오유란의 개과천선 프로젝트에 의한 웃음으로 인한 것은 아니다. 웃음 보다는 눈물을 유발하는데 주력한 작품이다.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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