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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제68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 한국영화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던 김경묵 감독의 세 번째 장편 '줄탁동시'가 밴쿠버국제영화제와 런던영화제에 연이어 초청됐다.
병아리가 알에서 깨어나기 위해서는 안과 밖에서 껍질을 쪼아야 한다는 사자성어 '줄탁동시'는 절망을 넘어 문밖의 새로운 세계로 나아갈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잔인하면서도 사실적으로 그려낸 김경묵 감독의 세 번째 장편영화이다.
지난 9월10일 폐막한 제68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오리종티에서 월드프리미어를 가진 이 작품은 "그(김경묵 감독)의 전작 '얼굴없는 것들'이 보여준 가능성을 보다 확실하게 보여준 작품이자 이제 그가 시적이고 비상한 방식으로 더 큰 주제를 다룰 준비가 되어있음을 증명했다"라는 외신 버라이어티의 호평을 받기도 했다.
이어 오는 29일 캐나다에서 열리는 밴쿠버국제영화제 용호상 부문과 매년 10월에 열리는 영국 최대규모의 국제영화제, 런던영화제에 연이어 초청을 받았다. 특히 런던영화제는 전세계 50여 개국, 300여 편의 주목할 만한 최신작들을 초청하는 권위적인 영화제로 전 세계에서 지난 1년 간 선보여진 영화들 중 가장 뛰어난 작품들만을 선정하여 초청하기에 한 해의 세계적인 걸작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영화제들의 영화제'라 할 수 있다.
'줄탁동시'는 홍상수 감독의 '북촌방향'과 함께 세계 영화의 경향을 소개하는 월드시네마 섹션 초청되어 상영될 예정이다. 런던 영화제 프로그래머 토니 레인즈는 "점점 더 날카로워지는 한국 영화계의 재능있는 감독"이라고 김경묵 감독을 소개하며 "간결한 스토리와 구성, 휼륭한 캐스팅과 연기, 의미심장한 샷 등으로 구성된 이 불안한 청소년들의 이야기는 영화 그 이상으로 거대하다"라고 호평했다.
한편 김경묵 감독은 1985년 부산에서 출생. 이후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서울로 상경하여 영화제 기획 및 한겨레21 등 여러 매체에서 겸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한 칼럼니스트다.
2004년 본격적으로 영화를 시작한 그는 그 해 실험다큐멘터리 '나와 인형놀이'를 연출, 밴쿠버국제영화제에 초청되기도 했다. 그리고 2005년 충격적인 영상과 스토리의 첫 실험 극장편영화 '얼굴 없는 것들'을 연출하며 혜성처럼 등장했다.
당시 영화평론가 정성일은 "김경묵 감독의 '얼굴 없는 것들'은 2005년 한국에서 만들어진 가장 뛰어난 저예산 영화"라며 그의 등장을 환영했다. 뿐만 아니라 "이보다 더 충격적인 장면을 연출한 한국의 독립영화 감독을 본 적이 없다"라고 호평한 토니 레인즈는 벤쿠버국제영화제를 통해 '얼굴 없는 것들'을 소개, 김경묵 감독은 당시 첫 장편영화로 용호상 심사위원특별언급상을 수상했다.
이후 2008년 두 번째 장편영화 '청계천의 개'가 시네마디지털서울 경쟁부문, 로테르담영화제, 스플릿국제영화제 등에 초청됐고, 세 번째 장편 '줄탁동시'는 올해 베니스국제영화제에 경쟁부문 오리종티에 선정, 한국영화로는 유일하게 베니스에 이름을 올리며 앞으로의 작품이 더욱 기대되는 감독으로 손꼽히게 됐다.
[사진='줄탁동시' 포스터]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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