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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민 기자] 영화 ‘의뢰인’(감독 손영성) 속 배우 박희순(41)은 분명 악역 설정이다.
극 중 안민호 검사 역을 맡은 박희순은 아내 살해 용의자 한철민(장혁 분)을 잡아넣기 위해 지독한 집착을 보이는 인물이다.
뚜렷한 물적증거가 없는 살인사건 현장 임에도 철민을 정황증거만으로 잡아 넣기 위해 변호사 강성희(하정우 분)와 법정 대결을 벌이는 박희순의 모습은 아집으로 가득찬 인물이다.
“정의를 실현 하기 위해 희생이 되어야 하는 것은 있다”고 부르짖는 그의 모습은 실제 사회에서 수 차례 불거졌던 검찰의 표적 및 함정수사 논란을 연상케 한다.
하지만 영화의 엔딩 크래딧이 올라 갈 때 까지 ‘의뢰인’을 끌고 나가는 것은 검사 안민호의 정의와 변호사 강성희의 증거에 따른 수사다. 진실을 대하는 두 사람의 다른 시선은 관객들에게 끝 없는 의문을 던지고 그런 두 사람의 공방은 ‘의뢰인’의 포인트다.
박희순은 영화 속에서는 배심원들에게 더 나아가 영화를 볼 관객들을 설득 시키기 위해 부던한 노력을 했다. 전작 ‘작전’, ‘혈투’, ‘맨발의 꿈’ 등을 통해 개성 있는 연기를 보였다.
하지만 이번 ‘의뢰인’의 검사 역할은 연기파 배우로 유명한 박희순에게도 버거운 역할. 냉철하고절제된 검사 안민호 역은 큰 액션 보다는 대사 전달이 주효한 연기의 수단이다.
이런 안민호에 대해 박희순은 “캐릭터 분석을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다큐멘터리 등을 보면서 검사의 몸짓 등 많은 부분을 참고 했다”고 전했다.
박희순은 ‘의뢰인’에 출연하게 된 것에 대해 “후배 하정우에 대한 믿음이 가장 컸다”고 말했다.
그는 “하정우의 캐스팅 사실을 듣고 출연하게 됐다. 워낙에 좋은 후배 배우고 연기력에 대해서는 평판이 좋아서 꼭 같이 한번 해보고 싶었다”며 “만약 하정우가 아니었다면 출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출연 이유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박희순과 하정우 모두 연극 무대 경험이 있는 배우다. 영화 속 법정신은 마치 독백을 읊는 연극 무대를 연상케 했고, 이들 배우의 경력은 영화 속에 그대로 적용됐다.
박희순은 “(하)정우와 나는 연극 무대에서 연기를 시작했다. 그런 경험 덕분인지 즐겁게 연기 할 수 있었다. 리액션이 없는 연기가 얼마나 힘든지 아는 사람은 알 것이다. 긴 대사를 읽는데 정말 배우의 숙명을 느꼈다”고 ‘의뢰인’ 촬영 당시 일화를 전했다.
이런 박희순의 이야기처럼 ‘의뢰인’의 법정 장면은 치밀하다. 두 배우는 동선과 손짓 그 모든 표현 도구를 철저히 계산하고 연기했다.
‘의뢰인’을 통해 “다시 연기에 대해 초심으로 돌아가게 됐다”고 말한 박희순은 향후 좀 더 다양한 작품을 통해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겠다는 계획이다.
박희순과 하정우, 장혁의 호연이 돋보이는 영화 ‘의뢰인’은 29일 개봉된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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