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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MBC의 욕심은 최악의 결과를 낳았다.
주병진은 29일 오전 제작사 코엔을 통해 MBC FM4U '두시의 데이트' 진행을 하지 않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27일 오후 MBC가 '두시의 데이트'에 윤도현 후임 DJ로 주병진이 복귀한다고 밝힌 지 만 이틀이 되지 않아 벌어진 일이다.
결국 '두시의 데이트'는 당분간 파국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현 DJ인 윤도현은 10월 2일까지만 진행하기로 돼 있었고, 주병진은 10월말로 예정된 가을 개편에 맞춰 투입될 예정이었다. 그 사이는 임시 DJ가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주병진의 DJ 포기로 당장 새 DJ 물색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같은 논란을 겪은 '두시의 데이트'에 섣불리 나설 대체자를 찾기도 어려워 보인다.
애초에 이번 '두시의 데이트' DJ 교체는 MBC의 무리한 진행이 빌미가 됐다. MBC는 '두시의 데이트' DJ 교체를 계획하며 윤도현도 놓치고 싶지 않아 그에게 다른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옮길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윤도현은 이를 거절했다.
윤도현 측은 "진행자로 내정된 분이 있으니, 다른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옮겨 DJ를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저희가 파악하기로는 현재 자의로 DJ자리에서 물러나는 분도 없고, 공석도 없는 상태에서 윤도현이 다른 프로그램의 진행자로 자리를 옮길 경우, 또 누군가는 자리를 옮기거나 끝내 그만두어야 하는 연쇄반응이 이어지게 된다"고 밝혔다.
즉 이미 주병진을 '두시의 데이트' DJ로 내정한 뒤 윤도현에게 다른 곳으로 옮기라고 한 셈이다. 이에 대해 윤도현 측은 "윤도현에 대한 그 어떠한 배려가 없었음에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로 인해 자존감에 깊은 상처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같은 '두시의 데이트' DJ 교체 과정이 낱낱이 밝혀지자 비난의 화살은 새 DJ로 예정된 주병진에게 쏠리기 시작했다. 결국 28일 밤 주병진이 '두시의 데이트' DJ직을 고사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한 방송관계자는 "주병진이 마치 윤도현의 자리를 빼앗는 것처럼 비춰져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결국 주병진은 29일 오전 공식 입장을 밝히며 "이 상태로는 행복한 방송을 하기 어렵다고 판단이 되어 '두시의 데이트' 진행에 대한 욕심이 없음을 방송사 측에 명확히 전달했다. 앞으로 방송 활동을 원하시는 여러분들에게 좀 더 완벽한 모습으로 인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최근 방송 활동 복귀에 대해 저도 인지하지 못한 사실이 드러나는 상황이 당황스럽고 의도와 다르게 논란이 생겨 안타깝기 그지 없다. 듣는 사람도 행복하고 진행하는 사람도 행복한 방송을 하고 싶은데 행복하지 않은 사람이 생겨나는 상황에서 방송을 진행할 생각이 전혀 없다. 본의 아니게 피해를 받은 방송 관계자 분들께 미안한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MBC는 주병진과 윤도현 둘 다 잡기 위해 나름의 계획을 세웠지만 모두 실패했다. 원조 국민 MC 주병진의 컴백은 또 다시 늦춰지게 됐고 '나는 가수다'를 통해 MBC에 큰 힘을 보탠 윤도현도 MBC에 서운한 감정만 남긴 채 떠나게 됐다. MBC의 욕심과 오판이 주병진, 윤도현, MBC 셋 모두에게 상처만 주는 결과를 낳았다.
[윤도현(왼쪽)과 주병진. 사진 = 마이데일리DB-MBC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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