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문학 고동현 기자] 영락없는 '선수' 김재현의 모습이었다. 다소 김이 빠질 수 있었던 은퇴식이었지만 팬들은 이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의미있는 날이었다.
SK 와이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리는 1일 인천 문학구장. 이날 경기에 앞서 '캐넌히터' 김재현의 은퇴식이 펼쳐졌다. 프로야구 역사에 빼놓을 수 없는 선수의 은퇴식이었지만 이날 행사는 보는 사람이나 하는 사람 모두 약간의 민망함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김이 약간은 빠진 상태였기 때문. 2009년 한국시리즈에서 '예고 은퇴'를 했으며 2010년 한국시리즈 마지막 경기를 마지막으로 은퇴 경기를 치렀다. 여기에 올해 6월 LG전에 예정된 은퇴식 역시 비로 인해 두 차례나 연기됐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이날에서야 은퇴식을 치렀다.
그럼에도 팬들이 이날을 기억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 비록 실제 선수는 아니지만 '선수의 모습과 같은' 김재현을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기 때문이다.
이날 문학구장에 모습을 드러낸 김재현은 1년 전 선수, 그 때 그 모습이었다. 유니폼에는 등번호 '7번'과 이름 '김재현'이 선명했으며 유니폼 안에도 언더셔츠를 차려 입었다. 모자 위에는 스포츠 선글라스가 얹혀져 있어 영락없는 '선수 김재현'이었다.
경기 전 만난 김재현은 오랜만에 유니폼을 입은 소감에 대해 묻자 "방망이를 쳐야할 것 같다. 기분이 좋다"며 웃었다.
내년 일본으로 코치 연수를 다녀온 후 코치로서 다시 유니폼을 입게될 김재현. 하지만 자신이 오랜기간 썼던 '7번'을 달고 그라운드에 나선 마지막 날이기에 김재현 자신에게나 팬들에게나 잊지못할 하루가 됐다.
[선수 유니폼을 입고 은퇴식을 치른 김재현. 사진=문학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