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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안철수 신드롬이 정치계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를 강타하고 있다. 안철수 신드롬에 일조한 프로그램이 하나 있다. 바로 MBC ‘무릎팍 도사’다. 지난 2009년 6월17일 안철수 카이스트 교수는 ‘무릎팍 도사’에 나와 큰 의미와 감동을 남긴 방송으로 많은 사람의 눈길을 끌었다. 안철수라는 존재를 알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이 ‘무릎팍 도사’를 통해 안철수를 알게 됐고 그의 진정성에 감동을 했다. 인기 토크쇼‘무릎팍 도사’의 힘이었다.
안철수 신드롬은 역설적으로 ‘무릎팍 도사’의 존재감과 역할을 잘 드러내준다. 한국 예능 프로그램에서의 토크쇼의 역사를 다시 쓴 ‘무릎팍 도사’가 오는 12일 방송을 끝으로 5년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한다.
지난 2007년 1월 3일 최민수를 시작으로 문을 연 ‘무릎팍 도사’는 한국 방송 초창기부터 등장했던 토크쇼의 지평을 확대한 의미 있는 포맷의 토크쇼였다.
대중의 관심을 ?연예인 뿐만 아니라 각 분야의 실력으로 인정받고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전문가, 스포츠 스타 등을 초대해 예능 프로그램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삶에 있어서 소중한 의미와 대중매체에 구축된 이미지에 갇힌 연예인들의 실상에 접근한 진솔한 모습과 가치관, 세계관, 그리고 대중이 궁금해 하는 문제들을 MC 강호동의의 직격적인 질문과 출연자의 허심탄회한 답변을 통해 보여줬다.
첫회 최민수를 비롯해 고 최진실, 이경규, 윤복희등 연기자, 가수, 개그맨 영화감독 연출자 등 연예인과 대중문화계 종사자와 산악인 엄홍길, 프로골퍼 박세리, 발레리나 강수진, 안철수 서울대교수, 역도선수 장미란, 피겨스타 김연아, 해외구호전문가 한비야 등 수많은 유명인과 전문가들이 ‘무릎팍 도사’에 출연해 감동과 의미를 줬다.
독한 토크쇼라는 비판도 받았지만 ‘무르팍도사’는 출연자에 대한 적당한 미화와 찬사로 일관하는 주례사 토크쇼를 뛰어넘어 시청자가 진정으로 알고 싶어 하는 부분에 대한 직격적인 질문과 답변으로 토크쇼의 새장을 연 것이다.
물론 출연한 일부 연예인들의 문제 등을 면죄부를 부여하고 연예인의 잘못을 합리화하는 측면도 없지 않았고 영화나 음반을 홍보하는 문제점을 노출시켰으나 다른 토크쇼나 예능 프로그램에서 볼 수 없었던 모습들이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면서도 의미를 되새김질 하는 계기를 부여한 것이다.
특히 연예인 출연자의 경우는 단편적인 부분인 아닌 통사적 부분을 관통하며 보다 총체적으로 이해하는 토크쇼로 진행해 시청자의 이해를 도왔다. 그리고 비연예인 출연자들은 연예인들처럼 세련되지 않고 오히려 어색하고 연출되지 않는 멘트나 행동으로 오히려 시청자들에게는 신선한 웃음을 선사하는 동시에 자신의 인생의 문양을 진솔하게 보여주는 감동마저 선사했다.
이뿐만이 아니라 1인 게스트 토크쇼로 초래될 수 있는 토크쇼의 단조로움을 건방진 도사의 건방진 프로필 도입을 비롯해 유세윤 우승민이 토크쇼 중간중간에 출연자의 멘트와 성격에 맞게 잘 대응함으로서 잘 극복해 ‘무릎팍도사’를 입체적인 토크쇼로 이끌었다.
무엇보다 ‘무릎팍도사’는 진행자의 성격을 강하게 드러내는 퍼스낼러티 토크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강호동의 개성과 진행 스타일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시청자의 환호를 이끈 원인으로 작용했다. 출연자에 따라 카리스마 강한 진행에서부터 부드럽고 촌스러운 진행 스타일까지 팔색조 변화를 꾀하며 토크쇼를 능수능란하게 이끌어 토크쇼 진행자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무릎팍도사’는 이처럼 토크쇼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고 많은 의미를 남겼다.
[한국 토크쇼의 새장을 열며 많은 것을 남긴 '무릎팍도사'가 12일 방송을 끝으로 폐지된다. 사진=MBC제공]
배국남 대중문화전문 기자 knba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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