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SK 와이번스- 71승 59패 3무 시즌 3위
[총평] 우여곡절 속 체면치레
로마 제국이 허망하게 사라졌듯, 탈냉전 시대 이후 전세계를 주름잡았던 미국이 급격히 흔들리고 있듯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었다. 2007년 이후 프로야구의 왕좌를 꾸준히 지켰던 SK도 다르지 않았다.
프로야구 SK 와이번스는 지난 4년간 자타공인 '최강자'였다. 그들이 2007년부터 2010년까지 기록한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은 '왕조'를 건설했던 해태(1986년~1989년)밖에 이루지 못한 위업이었다.
만약 올시즌 SK가 한국시리즈에 진출한다면 프로야구 역사에 전무했던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할 수 있었다. 물론 아직까지 한국시리즈 진출 희망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어느 때보다 그 길이 험난한 것도 사실이다.
시즌 초반엔 '여느 때와 다름없이' 리그 선두에 자리했다. 하지만 끝은 달랐다. 6월 28일 삼성에게 처음 선두 자리를 내주더니 7월 1일에는 443일만에 3위까지 추락했다.
문제는 순위만이 아니었다. 8월 들어서며 구단과 김성근 감독의 재계약 문제에 대한 잡음이 나오기 시작했고 결국 이들의 갈등이 폭발했다. 8월 17일 김성근 감독이 '자진사퇴'라는 강수를 두자 이튿날 구단은 '경질'이라는 초강수를 뒀다. 이후 인천 문학구장은 하루라도 조용할 날이 없었다.
이후 사령탑을 맡은 이만수 감독대행은 비교적 팀을 잘 추스리며 시즌 마지막주까지 2위 싸움을 이어나갔다. 하지만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 속에 원했던 2위 대신 3위로 시즌을 마쳤다. 예년 성적에 비하면 만족할만한 것은 아니지만 여러가지 악재가 나온 것을 감안한다면 체면치레를 했던 한 시즌이었다.
[HOT플레이어] 최정 (타율 .310 20홈런 75타점 15도루 64득점)
김재현은 떠났다. 박정권은 지난해 그가 아니었다. 최정마저 없었다면 SK 타선은 '암담함' 그 자체였을 것이다. 프로 7년차에 접어든 최정이 농익은 기량을 과시하며 데뷔 이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올시즌 최정의 활약은 '팔방미인' 한마디로 정의된다. 타율 7위(.310), 홈런 공동 3위(20개), 타점 공동 8위(75점), 도루 공동 18위(15개), 득점 14위(64점)까지 어느 하나 빠지지 않았다. 시즌 막판 부상이 없었다면 데뷔 첫 20(홈런)-20(도루)도 노릴 수 있었다. 여기에 강견을 바탕으로 한 수비 역시 리그 탑클래스다.
최정은 올시즌을 맞으며 '거포 변신'을 선언했다. 하지만 지나치게 큰 스윙으로 극도의 부진을 이어갔다. 결국 타격폼을 수정했고 결과는 최상으로 나왔다. 이후 최정은 어수선한 팀 상황 속에서도 승승장구했고 데뷔 이후 최고의 시즌을 만들었다.
하지만 이것이 끝은 아니다. 시즌은 끝났지만 2011년 프로야구 최후의 주인공을 가리는 가을잔치가 기다리고 있다. 시즌에서의 활약을 포스트시즌에서도 이어가야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의 활약은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노리는 SK에게도 '필수조건'이다.
[PS 전망] 변수, 변수, 또 변수…
변수의 연속이다. 3위로 정규시즌을 마친 SK는 8일부터 인천 문학구장에서 KIA 타이거즈와 준플레이오프를 치른다. 하지만 현재까지 장담할 수 있는 것은 '1차전이 문학구장에서 열린다는 사실' 뿐이다.
가장 큰 관건은 선발투수들의 활약이다. 그 중에서도 김광현의 부활 여부는 이번 준플레이오프 결과를 크게 바꿔놓을 것으로 보인다. 올시즌 몸과 마음 고생이 심했던 김광현은 시즌 마지막 등판(3일 삼성전)에서 오랜만에 그다운 모습을 보였다. 6타자 연속 삼진을 잡아내는 등 4이닝동안 단 1명의 주자만을 내보내며 무실점 호투했다. 하지만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은 엄연히 다르다는 점, 최근 실전등판이 많지 않았다는 점은 김광현의 부활을 100% 장담할 수 없는 이유다.
김광현 뿐만 아니라 시즌 막판 부진을 이어간 브라이언 고든의 활약 정도와 또 한 명의 선발투수가 누구로 결정될지 여부도 변수들이다.
타선 역시 다르지 않다. 특히 지난 2년간 포스트시즌에서 맹활약하며 가을의 전설을 써나갔던 박정권이 어느 정도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SK 타선의 무게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만수 감독대행 역시 "준플레이오프 승리를 위해서는 박정권의 부활이 절실하다"고 누누이 말한다. '포스트시즌 모드' 박정권과 '2011년 정규시즌' 박정권 중 어떤 모습이 올해 포스트시즌에 나타나느냐에 따라 SK의 희비가 엇갈릴 가능성이 크다.
이 밖에 처음 사령탑에 오른 이만수 감독대행이 처음으로 치르는 단기전이라는 점도 변수다.
누구보다 가을잔치에 많이 참가한 '경험 많은 선수들'과 '경험없는 사령탑'이 만들어가는 2011년 SK의 가을잔치가 수많은 변수 속에 어떤 모습으로 귀결될까.
[사진=SK 선수단(첫 번째 사진), 어수선한 팀 상황 속에서도 고군분투한 최정(두 번째 사진)]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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