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하진 기자] 넥센 히어로즈-51승 80패 2무 시즌 8위
[총평] 창단 후 첫 꼴찌…어찌보면 당연한 결과
결국 최하위를 면치 못했다. 넥센 히어로즈는 정규시즌을 8위로 마감했다. 2008년 창단 후 첫 꼴찌다.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주축 선수를 트레이드로 보내며 전력이 쇠해진 넥센은 유망주들이 꾸준히 키워도 밑빠진 독에 물붓기였다.
하지만 김시진 감독은 미래를 바라보는 마음으로 젊은 선수들의 경험을 쌓는데 주력했다. 때문에 시즌 초반에는 5할 승률을 기록하며 상위 팀들을 위협할 만한 저력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성적을 계속 유지할 수는 없었다. 4번 타자로 믿고 썼던 강정호가 제 역할을 해주지 못했고 선발 투수진에서도 김영민, 금민철 등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설상가상으로 넥센은 연례 의식처럼 또다시 트레이드를 맞닥뜨렸다. 이번에는 LG와 2대2 트레이드였다. 넥센은 뒷문을 지켰던 송신영과 미래 유망주 김성현을 내주고 개인 최다 연패를 기록 중인 심수창과 1할대의 타율이라는 성적을 갖고 있던 박병호를 데리고 왔다.
그 누가 봐도 넥센이 손해보는 장사였기 때문에 현금이 오갔을 것이란 추측들이 오갔다. 하지만 결과만 봤을 때 이 트레이드는 성공한 것이었다. 심수창은 새 팀에 와서 연패 기록을 끊으며 선발진의 주축이 됐고 박병호는 넥센에서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다음 시즌의 4번 타자로 눈도장을 찍었다.
트레이드로 분위기 전환을 꾀한 넥센은 '끝까지 베스트 전력으로 임하겠다'라는 김시진 감독의 신념 아래 8월에는 다시 상승세를 탔다. 특히 LG를 잡고 물어지는 등 4위 판도를 바꿀 만한 강력한 고춧가루 부대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9월 들어 한화에게 3경기 연속 지면서 사기가 꺾인 넥센은 이후 다시 쉽게 올라설 수 있는 힘을 잃었다. 시즌 막판 경기에서 다음 시즌의 전망을 밝게 하는 선수들을 발견했다는 것이 올시즌 수확이었다.
[HOT플레이어] 박병호(타율 .254 51안타 13홈런 31타점 31득점)
팀과 선수의 궁합도 중요하다는 것을 몸소 보여줬다. 2005년 LG에 입단한 박병호는 넥센에 트레이드 되기 전까지 통산 타율 1할 9푼을 기록하며 존재감 없는 선수였다.
하지만 7월 31일 거행된 넥센과 LG의 트레이드가 박병호의 야구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트레이드된 8월만해도 88타수 27안타 6홈런 타율 .370을 기록하며 팀의 거포로 자리잡았다. 9월에 잠시 주춤하긴 했지만 이 같은 부진도 넥센이라는 팀에서는 이해할 수 있었다. 부진에 빠진 박병호를 향해 감독은 물론 선배들도 격려의 말을 해주었고 자신감으로 다시 타격감을 회복했다. 10월 2경기에서 8타수 5안타 1홈런 2타점 2득점 타율 .625를 찍으며 다음 시즌 전망을 밝혔다.
박병호는 넥센을 만나 진정한 거포로서의 자신을 찾을 수 있었고 넥센도 그동안 고민거리였던 4번 타자의 적임자를 찾게 됐다.
[내년 시즌 전망] 이제 필요한 것은 경험
올시즌 초부터 선발진을 맡았던 문성현, 심수창, 김수경에 이어 시즌 막판에는 강윤구까지 합류하게 됐다. 이로써 넥센은 젊은 투수들 뿐만 아니라 경험이 풍부한 김수경까지 조화를 이룬 선발진을 꾸려나갈 수 있게 됐다.
또한 신인왕 급의 성적을 자랑하는 선수는 없었지만 이목을 끌었던 신인들도 내년 시즌 전망을 밝혔다. 6월 4일 한화전에서 데뷔 후 첫 등판해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 언더핸드 투수 김대우는 이후 등판에서는 썩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지만 이 같은 이유가 경험 부재라는 것을 감안하면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선수다.
또한 대졸 신인 고종욱은 LG 이대형과 견줄만한 빠른 발을 가지고 있고 올시즌 경기를 치르면서 컨택 능력도 상승시키며 공수주에서 모두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화수분 마운드'라고 불릴 정도로 김시진 감독의 투수 조련 능력은 뛰어나지만 이제는 유망주를 배출하는데만 그치지 말고 경험을 쌓게 할 단계다. 때문에 올시즌 8위라는 성적이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마냥 아쉽지만은 않다. 단, 이 선수들이 모두 넥센에 온전히 있는다는 전제하에 가능한 일이다.
[넥센 히어로즈-박병호. 사진 = 마이데일리DB]
김하진 기자 hajin07@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