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김하진 기자] "아, 그런 질문 애매합니다"
다음날부터 선의의 경쟁을 펼쳐야 하는 탓에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 참가한 선수와 감독들간에는 묘한 긴장이 흘렀다. 이 긴장을 몸소 깨뜨린 것은 SK 이호준이었다.
7일 인천 문학야구장 1층 로비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 임하는 각오를 밝히던 중 이호준은 "이런 엄숙한 분위기를 깨뜨리기 위해 내가 몸소 나서겠다"며 "경기에서 서재응 선수가 정근우를 때리려 할 때 말리러 빨리 뛰어가겠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호준이 이같이 말한 이유는 서재응과 정근우는 2009년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신경전을 펼쳤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 그 해 정규시즌부터 몸에 맞는 공으로 설전을 펼친 데다 4회말 2사후 정근우의 땅볼 타구를 잡은 서재응이 1루 송구를 지연하면서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때문에 양팀 선수 전원이 필드로 쏟아져나오는 상황까지 갔다.
이에 서재응은 "이 질문 애매하다"며 최근 한 개그 프로그램의 유행어를 똑같은 억양으로 따라하더니 "(정)근우와는 다 푼 상태다. 그걸 못 믿겠으면 오늘 저녁에 야구 프로그램에서 영상이 나가니 확인해 보시라"며 "하지만 우리 선수들이 SK 선수들과 마찰이 생길 경우에 (이)호준 보다 더 빨리 뛰어가겠다"고 대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당사자인 정근우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정근우는 "당연히 이제는 그런 감정은 없다. 서재응은 존경하는 선배님이다. 팀이 지는 것이 싫고 그런 면에서 선봉장으로 나서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 만약 경기에서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게임의 일부분으로 봐주시라"며 상황을 정리했다.
서재응과 정근우는 둘 사이의 친분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이날 미디어데이가 끝난 후 가진 포토타임에서 서로를 따뜻하게 껴안는 모습을 연출했다.
[KIA 서재응-SK 정근우. 사진 = 마이데일리DB]
김하진 기자 hajin0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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